야권의 최대 관심사인 한나라당 대표 경선이 22일 당사 10층 강당에서 후보 예상자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 점화됐다.

후보 등록은 안된 상태였지만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린 연설회장은 '포스트 창'(이회창 전총재)의 '선발전'답게 열기와 긴장감이 달아 올랐다.

각 주자들은 현 정부에 대해 각을 세우며 '선명성 경쟁'을 벌인데 이어 노쇠하고 수구적인 당의 이미지 탈피를 염두에 둔 듯 당 쇄신과 개혁에 무게를 두며 목청을 높였다.

가장 먼저 연단에 나선 김덕룡 의원은 한나라당의 '적자론'을 강조하며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개혁적 보수의 깃발을 들고 정책정당,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민주정당, 열린정당으로 당을 쇄신하고 정치개혁으로 승부를 걸어 신당바람을 잠재우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약속한 뒤 “당 대표가 되면 집단지도체제 정신에 따라 경선참여자들이 전면에 서서 총선을 이끌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청원 의원은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 머리숙여 사죄를 표시한뒤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 원내 제1당이 돼 우리 당이 국무총리와 내각을 담당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50대 대표론'을 내건 강재섭 의원은 “당의 간판을 젊은 인물로 바꿔야 무기력한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총선 필승과 차기 대선에서 정권탈환의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연설에 나선 최병렬 의원은 “정치적으로 사심 없는 이 사람이 징검다리가 돼 한나라당을 야당다운 야당의 반석 위에 올려놓고 차세대들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이재오·김형오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력을 모아 투쟁을 하거나 진정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며 “세대교체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