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6일 신당창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당무회의장에서 구주류측 일부 당직자와 당원들이 신주류측 의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린치' 직전까지 가는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가 발생,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의 사태는 이미 회의시작 전 고참 당원인 부위원장들이 신주류 의원들을 겨냥해 “남을 사람은 남고 나갈 사람은 빨리 보따리를 싸서 나가라”며 고성을 지르고, “X소리 말라” “뭘봐 이놈아” 등의 폭언이 나오면서 예견됐다.

이어 정대철 대표가 개의를 선포하려는 순간 한 부위원장은 “어떻게 당을 이런 꼴로 만들었느냐. 집권한 당에서 이게 무슨 추태냐”며 비난을 퍼부었고, 다른 부위원장은 신기남 천정배 의원 등을 거명하면서 “전부 다 굴러온 돌들이다. 나가려면 빨리 나가라”며 고성을 질렀다.

또 정 대표가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키로 하자, 회의장밖으로 물러났던 한 부위원장은 다시 진입하려다 제지하는 신주류측 의원 보좌관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특히 비공개 회의도중 이상수 사무총장의 '당밖 신당사무실개소' 발언을 놓고 신·구주류측 위원간 설전을 벌이던 중 구주류측 당직자 30여명이 회의장에 밀치고 들어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회의장에 밀치고 들어간 사람들이 신주류측 지도부에게 “이 당은 부산, 대구에서 매 맞아가며 만든 당”이라는 등 격앙된 말을 쏟아내며 거칠게 항의했다.

특히 일부 부위원장등 당직자들은 정 대표가 “더 이상 회의를 할 수 없다”며 산회를 선포하자 “이상수 사무총장 그만두고 나가서 신당하라”, “신기남 천정배를 잡아서 밟아버려야 한다”는 등의 폭언을 하며 신주류 의원들을 쫓아 다니는 바람에 이들 의원은 보좌진의 보호를 받으며 비상계단을 통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또 일부 당직자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천용택 의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회의장 옆 직능위원회실 안으로 끌고들어가려 하는 등 폭력적 상황을 연출하며 다른 당직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천 의원이 흥분한 당원들에 둘러싸여 숨넘어가는 소리로 “난 (천정배가)아니야”라고 말하자 한 당원은 “너도 천씨 아니냐”며 반말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차례 난장판이 끝난 뒤 박상천 최고위원, 유용태 최명헌 의원 등은 기자실을 찾아 “'가족회의에서 새집을 짓기로 합의하지도 않았는데 목수부터 정하자'는 식으로 신당을 추진해 당무회의가 시끄럽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신주류측에 돌렸다.

이같은 폭력사태가 발생, 신·구주류간 '1주일간의 막후 조정작업'은 물건너 갔다는 분석과 함께 각자 독자 행보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분당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