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새 대표의 선출 첫 일성은 “현 정권에 맺고 끊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과 당 개혁을 이끌어 내년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데 초점이 모아졌다.
 
당내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여야 관계 설정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대표는 수락연설과 기자회견에서 “협조할 것은 국민이 보는 앞에 분명히 협조하고 민생관련 부분은 정부를 설득해서라도 할 일은 하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위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간 대화 정례화를 제의하는 등 대화와 협력도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정국 2대 현안인 특검법과 여권의 신당추진에 대해선 새 특검법 수용과 노 대통령의 민주당적 포기를 요구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는 “불법과 은폐된 진실은 밝히되,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법처리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제가 먼저 나서서라도 국민을 설득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그동안 김 전 대통령 조사문제에 대해 애매했던 당의 입장을 맺고 끊었다.

이는 또한 한나라당이 '영남 집착'에서 벗어나 호남유권자들의 '반 한나라당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튼튼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언급, 보수이념에 기반한 대북정책의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수구적' 대북노선으로부터 탈피를 시사한 것도 주목된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서 부산 경남(PK)이라는 지역기반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울강남갑에 지역구를 둔데서 겸비한 수도권의 정치감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출범은 당의 변화와 개혁에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는 우선 “탈당설이 있는 의원들에게 당 개혁을 이룰 것이니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탈당 의원들을 만류시키는 것이 정치적 첫 실험대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일부 의원들이 탈당을 이미 기정사실화 해 놓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최 대표가 자신의 이념적 소신에 따라 한나라당의 폭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개혁적 보수' 기조로 정비할 경우 민주당 신주류 등의 개혁신당 추진 등과 맞물려 정치권이 이념중심 구도로 재편되는 것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보수진영의 정비가 의욕적으로 진행된다면, 진보 개혁 진영의 정비를 촉진하고 특히 단기적으로는 민주당 내부의 신당 논의를 가부간 조속히 매듭짓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내년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내부의 기회주의와 기득권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정치개혁을 선도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당, 분권적 민주정당의 새 틀을 마련하겠다”는 그의 첫 일성은 '포스트 이회창'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