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의 다자회담 형식과 관련, 일단 북.미.중 3자회담을 한번 더 개최한 이후 한국이 추가로 참여하는 4자회담이 관련국간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최근 방북했던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에게 북.미 양자회담 원칙을 포기하되 대신 다자회담에 일본이 참여하는 것에 강력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중국도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북한은 한반도를 침략, 식민지화한 일본이 지금와서 한반도 문제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이 일본의 참여에 강력 반발하고 있고, 중국도 대체로 동조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다이빙궈 부부장의 방북 결과에 따라 '선(先) 3자회담-후(後) 5자회담'이 열리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것에 대해 "반드시 그렇지는 않고, 3자회담에서 곧바로 5자회담으로 갈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북한과 중국이 일본의 참여를 강력히 반대하면 회담 형식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입장도 항상 고정된 게 아니라 변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도 그동안 주장해온 '확대다자회담'을 일단 한.일을 포함한 5자 대신 한국만 포함한 4자회담으로 여는 방안에 동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른 핵심관계자도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로 분위기가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반드시 5자로 간다고는 볼 수 없으며 입장은 항상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워싱턴에서 곤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콜린 파원 국무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연쇄회동한 뒤 이날 아침 귀국,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북.중간 이같은 접촉 결과와 미.중간 협의 내용에 관한 보고내용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5일 파월 국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양자회담 요구를 철회키로 동의했으며, 대신 미국도 그간의 5자회담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보도해 일본이 참여하는 5자회담 개최에 중국이 부정적인 입장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7일(미국시간) 다이빙궈 부부장을 워싱턴에 특사로 파견하고, 이에 맞춰 미 행정부 최고위급 외교관리들이 백악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북핵 대책을 논의한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일본 외무성 관리는 이날 "일본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미.북.중 3자 협상에 대해 한국과 함께 후속 단계의 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혀 5자회담 참여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