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지하철 송도 연장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강화제인 혼화제(混和劑) 선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이하·철도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철도건설본부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송도연장구간(6.54㎞) 실시설계를 할 때 내염·내구성 확보를 위해 실리카품·고로슬래그 등의 혼화제를 사용, 공사를 진행키로 했다.
혼화제란 콘크리트를 만들 때 필요에 따라 그 성분으로 첨가하는 재료로, 시멘트·물·골재 이외의 첨가물을 말한다. 하지만 시공업체들은 1억원을 들여 모대학에 다른 공법을 적용한 내염·내구성 확보 가능 여부에 대한 콘크리트 배합설계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장기적인 내염·내구성을 무시한 채 수익성 확보를 위해 혼화제를 변경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지하철 송도연장선 공사구간은 바다를 메워 조성한 매립지. 콘크리트 공사를 할 때 내염·내구성 확보를 위한 공사가 필수적이다.
연세대 변근주(콘크리트구조공학연구실) 교수는 혼화제로 실리카품과 고로슬래그를 사용해야 장기적으로 내염·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럽·싱가포르·중국 등이 이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경우에도 서울 타워펠리스 기초공사, 부산의 거가대교, 해경부두 등에 이 재료가 적용됐다고 한다.
변 교수는 “매립지는 물과 염분이 함께 콘크리트를 공격한다”며 “이런 경우 실리카품과 고로슬래그를 섞어 써야 좋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다른 재료를 썼다가는 유지 관리비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된다”며 “결국 인천시만 골탕을 먹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도건설본부는 인천지하철 송도연장구간 실시설계 때 변 교수의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시공업체들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인천지하철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단체 박길상 협동사무처장은 “철도건설본부는 시공업체들이 다른 자재 사용을 원하자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며 “시공업체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철도건설본부 측은 “현재 그 자재·공법이 공사 현장에 적합한지 검토중인 시험시공 상태”라며 “아직 어떠한 공법·자재도 발주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시공업체로부터 다른 자재 사용을 공식적으로 요청받지 못했다”며 “시험시공 결과가 나오면 안정성 등을 고려해 현장여건에 가장 부합되는 공법·자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철도 시공업체 '혼화제' 변경 검토…눈앞이익에 내구성 외면?
입력 200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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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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