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해 큰돈을 받고 체육특기생을 뽑은 대학.고교 축구와 아이스하키팀 감독등이 무더기로 적발돼 쇠고랑을 차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도내 일부 고교에서 축구선수들의 훈련비등 운동부 운영자금을 횡령.유용하는 등의 비리가 불거지고 있다고 한다.

축구부가 있는 수원 모고교의 경우 학교보조금과 선수 학부모들이 내놓은 기금 등 모두 1천1백여만원중 일부를 축구부 운영회간부가 횡령했다며 한 학부형이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는 것이다.

이외 야구부가 있는 성남의 모고교등도 비슷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신성한 학원에서조차 스포츠 정신이 돈에 물들고 있는 명백한 징후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사실 이러한 비리나 의혹은 부도덕한 몇몇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우리 체육계와 교육계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현실적으로 고교건 대학이건 운동부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하다.

그러면서도 학교의 명예를 드높여줄 운동부는 유치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각 학교가 운동부를 운영할만한 예산을 마련해놓은 것도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의 훈련비등 운영비 대부분을 학부모들에게 부담시켜온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이 틈새에서 학교체육계 부조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걸맞은 예산과 지원체제를 학교가 갖췄는지 우선 점검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일들은 계속 터져나오게 돼 있다.

어쩌다 부정이 적발될 때마다 관련자들을 처벌한다고 해서 비리들이 사라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관건은 학교에 있다.

학교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운동부를 유치하고 우수선수 확보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자세가 우선 바뀌어야 할것이다.

비리차원뿐만 아니라 학교교육과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도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과 그런 자세는 지양돼야 한다.

아울러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학교에 지원하는 기금을 늘려 재정부족을 보충해주는 방안 등도 차제에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