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안에 인천시의 인구가 대구보다 많아지리라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주민등록 통계상 인천시의 상주인구는 2월말 현재 2백49만3천2백6명으로 대구의 2백49만6천85명보다 2천8백79명 적지만 3월말이면 대구의 인구수를 앞지를 전망이다.

인구규모론 서울·부산에 이어 전국 3대 도시로 부상하는 셈이다. 지난 81년 경기도에서 분리, 대구와 함께 직할시로 승격한 지 18년만의 일이다.

 인구수에서 뿐만 아니라 외형상으로 볼때 인천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멀리는 일제에 의한 강제개항 이후서부터 60~80년대 경제개발을 위한 산업화·현대화의 시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발전은 나라 전체의 그것과 궤를 같이 했다.

지금도 인천은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관문인 인천항을 중심으로 각종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공단 등지에서 국가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 못지 않게 잃은 것 또한 많은 게 사실이다.

「공해도시」로 집약되는 주거환경 문제를 비롯해 열악한 교육환경, 정체성상실 등 수두룩하다.

그만큼 시민 삶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성장의 그늘」은 비단 인천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인천은 그로인해 어느 지역보다 심각한 몸살을 앓아 왔다.

그런데도 인천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수년간 편입지역을 확대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집중화 현상에 기인되고 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 인천의 인구는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수십만의 인구를 수용할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신도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경험했듯이 시민의 삶의 질은 외형적인 성장과 오히려 반비례할 수 있다.

내실을 기하지 못하고 몸집만 키우다간 많은 주민들이 지금처럼 「거쳐가는 도시」쯤으로 여긴 채 정착하려 들지 않을 게 뻔하다.

그렇게 되면 인천은 「주인없는 도시」란 오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전국 3대 도시로서, 그리고 국제도시로서 걸맞는 인천의 위상을 새롭게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