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과 대림그룹이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자율적인 석유화학업종 사업맞교환(빅딜)에 전격 합의, 화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반도체 등 주요 업종 빅딜이 샅바싸움만 되풀이하며 진통을 겪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역시 이솝우화처럼 억지성 강풍보다는 부드럽고 따스한 태양의 위력이 훨씬 강한 것인가 보다.
여하튼 이번 두 그룹의 빅딜은 정부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생존을 위해서라면 기업들 스스로 얼마든지 빅딜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자못 크다.
두 그룹은 우선 서로 중복운영해 왔던 나프타분해공장(NCC)을 분리,별도의 통합법인을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50대 50의 동등지분으로 NCC 통합법인을 설립하며 종업원 고용은 전원 승계키로 했다.
또 대림이 한화의 폴리프로필렌공장을 인수하고 자사의 선형 저밀도폴리에틸렌라인의 50%를 고밀도폴리에틸렌공장으로 전환한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빅딜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그 경쟁력을 한층 높이게 됐다는 점에서 단연 이상적인 빅딜로 평가받을만 하다.
우선 두 그룹은 이번 일로 경쟁력 있는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원가절감 품질향상 재고감축 등으로 연간 6백억원 이상의 수익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또 양사가 독자적으로 계획해온 설비 증설을 추진하지 않아도 돼 1천억원 이상의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도 한다.
게다가 통합법인은 연산 1백21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게돼 현대_삼성 통합법인에 이어 아시아에서 2위가 될 뿐 아니라 세계 10위권 진입도 가능해졌다는 평이다.
이처럼 이번 빅딜은 중복투자 및 과당경쟁 방지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세계적 유화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모쪼록 이 일을 계기로 지지부진하기만 한 여타 업종들의 구조개혁에도 새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특히 정부의 최후통첩에 가까운 경고까지 받으면서도 여전히 구조조정 시늉만 내고 있는 5대 재벌그룹들에겐 필히 자성의 계기가 돼야할 것이다.
한화-대림 「자율빅딜」의 교훈
입력 1999-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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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4-1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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