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은 그나라 국민의 일상생활과 국가 경제를 지탱해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화력이나 수력만으론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보니 어느덧 원전이 총발전량의 40~50%를 차지할 만큼 최대 전력 공급원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그러나 원전은 순간의 작은 부주의만으로도 가공할 핵 폭발과 오염 등으로 엄청난 인명피해는 물론 온 나라의 경제나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안겨주는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수년전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참사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런 터에 영광원전 2호기가 지난 3월 5차례나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단된 상태인데다 며칠전 3호기마저 고장이 발생, 우리를 불안속에 몰아넣고 있다.

비록 3호기는 간단한 조치로 하루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지만,아직도 불안은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특히 지난해 91일간이나 정기 및 비상점검을 마친 2호기가 3개월도 못돼 또 정지사고가 발생했던 일 등을 볼 때 불안이 쌓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2호기는 지난 97년 11월 20일동안 금속탐지 경보 시스템이 작동되고 『최고 1.3㎏의 이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현장 보고서가 나왔는데도 발전을 계속한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있었다.

물론 한전측은 『호기 고장은 제어봉 지지핀 파손 등이 원인이나 이는 외국서도 자주 발생하는 고장』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싶다.

하지만 몇차례 점검을 마치고도 고장이 거듭되는데다 경보 시스템이 작동돼도 발전을 계속해왔으니, 이런 장담이 쉽게 믿어질 리 없다.

오히려 안전을 장담하면 할수록 불안과 불신만 증폭시키는 지도 모른다.

 원전은 『아무리 견고함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안전이 중요시되는 시설이다.

지극히 사소한 고장이라도 이것쯤이야 하는 식으로 가볍게 넘길일이 결코 아니다.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기 전에 철저한 점검을 통해 고장원인을 분명히 밝혀내고 고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특히 경보까지 무시하며 가동하는 무리가 다시는 없어야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