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거의 경험으로 부터 무엇을 배우는가. 그 경험이 악몽 같았다면 더 빨리 잊는가.

송도 LNG기지 상수도 누수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만큼 크고 작은 폭발사고로 귀중한 인명과, 재산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지 않다.

또 그때마다 정부나 기업은 안전을 외치고, 각종 재난방지 대책들이 발표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사실 자체를 잊어 버린다.

 사실 송도 LNG기지는 건설 때부터 안전성 문제에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위치나 안전성의 문제를 들어 반대할때마다 한국가스공사는 외국의 사례와 참여 기술진의 예를 들면서 절대안전을 강조해왔다.

또한 국가 에너지 정책과 산업의 발전이라는 명분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해 왔다.

 그런데 주민들이 우려한대로 지반 침하가 현실로 나타났다. 문제는 누구나 예상한 지반 침하보다도 이를 대비하지 않은 공사가 더 큰 문제라는 점이다.

사실 LNG 진입로 공사와 함께 묻었던 상수도관이 누수가 되어 7만 5천톤의 물이 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공사측은 부등침하가 아니라 안밀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기지탱크는 2중의 저장탱크 시설, 수막설비, 방액설비등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 새기나 폭발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수도관 하나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는 공사수준을 보면서 LNG기지의 안정성을 신뢰할 주민들이 얼마나 될까.

그것 뿐이 아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저장탱크의 규모를 4기로 하여 시작한 후 2010년 27기까지 계속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매립지의 지반 침하로 인한 문제점이나 부대시설의 안전성은 배제한 채 저장기지 자체의 안전성에만 열중하고 있다.

 만약 송도 LNG기지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직접적 피해는 인천시민들이 받는데도 인천시나 소방본부는 감시와 통제의 권한조차 없다.

더구나 LNG기지에 위험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넘는다. 한국가스공사는 조속히 관련 자치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재난관리체계를 운영하여,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는 물론 부실공사를 철저히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