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성남지청이 7일 맹독성 농약이 함유된 중국산 장뇌를 북한산으로 둔갑시켜 10억원대의 이득을 챙긴 사기단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성가가 높은 우리나라 인삼의 유명세에다 남북교류의 분위기까지 교묘하게 악용한 악질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우리는 사기꾼 일당이 일망타진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이들의 범죄행각 중에 드러난 농산물 검역과 남북교역의 허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기단은 우선 농약이 검출되지 않는 인삼 견본을 제출해 2차례나 검역절차를 통과한 다음 3만여 뿌리를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인삼에서는 독성이 너무 강해 국내에서는 지난 79년부터 사용이 아예 금지된 살충제 BHC가 잔류허용기준치의 16배나 검출될 정도였다.

비록 사기의 수단이었지만 이런 농약덩어리가 들어와 시중에 유통될 수 있을만큼 우리의 검역체계가 허술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농산물의 특성상 수입 전량에 대해 일일이 검역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농산물검사소 등 검역당국에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입국자가 휴대한 물품의 경우 검역을 피할 수 있는 제도상의 허점도 있다.그렇다고 해도 관계전문가들이 정해진 절차와 과정에 따라 철저히 감시하고 검사한다면 농약농산물은 충분히 막을 수 있고 또 막아야 한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역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쳐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 뿌리에 고작 3천~5천원인 중국산 농약 장뇌가 뿌리당 최고 55만원짜리 북한산 인삼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데는 남북한 교역상의 허점도 크게 작용했다.

사기단은 깨끗한 북한산 농산물·약재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노려 북한당국의 직인이 찍힌 산지증명서 검사증 생산확인서 등을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같은 가짜 북한산이 나도는데도 통일원과 국가정보원 등의 관계당국은 진위여부를 확인할 채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교역량 증대를 통해 상호신뢰를 쌓아나가야 할 시기에 자칫 북한산에 대한 불신이 키우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