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꽃같은 어린이를 앗아간 화성 씨랜드 참사는 캠프장을 중심으로 이벤트사 유치원 학교의 결탁관행과 인허가 및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군청 교육청의 안이한 지도점검등이 빚어낸 예고된 인재였다.
게다가 건축법상의 결정적 허점까지 드러내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결과이다.
영세하고 부실한 캠프장이 이벤트사의 덤핑과 리베이트관행에 의존한 마구잡이식 영업으로 빚어낸 이번 참변은 분명 우리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캠프장의 안전사고 발생근원은 유치원측이 안전시설이 다소 허술하더라도 값싼 장소만을 찾고 업소들도 어린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가격경쟁을 벌이느라 안전 시설과 인력확보를 도외시 하는데서 비롯된다.
서울·경기·강원일대에는 콘도나 일반캠프장이 모두 200여곳이 있지만 이 가운데 80여곳은 까다로운 「수련시설 인가」를 받지않고 숙박업이나 요식업 허가로 편법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이들 시설에서는 매년 안전시설 미비와 관리부실 등으로 각종사고가 빈발해왔지만 행정적 문책을 우려해 교육청에 알리지 않고 당사자들끼리 무마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벤트사들은 사무실 조차 갖추지않고 핸드폰 번개영업으로 숙박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덤핑을 일삼는등 한철 반짝장사를 하면서 유치원이나 학교측의 관계자들에게 일정액의 리베이트를 건네온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수용정원이 630명이나 되는 다중숙박시설인 씨랜드가 청소년 수용시설이면서 자연권 수련원으로 분류돼 건축법의 엄격한 적용도 받지 않은 채 대피통로와 방화벽 등이 별다른 제재없이 허술하게 지어졌다.
또 공무원들의 비위를 차단하기위해 건축물의 감리를 건축사에게 대행토록 법이 개정된데다 군청은 조례로 정해 컨테이너 닭장 수련원을 탄생시킨꼴이 됐다.
며칠동안 건축법위반을 비롯 소방의 문제점,안전규칙 이행여부, 리베이트수수,업무상과실치사상등으로 몇몇 사람들이 구속될 것이고 정부는 재발방지를 다짐할것이다.
얄퍅한 상혼이 동심(童心)의 캠프마저 삼켜버린 불·탈법을 이제는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교훈으로 삼아야겠다.
慘事 만드는 사회
입력 199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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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7-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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