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농락하면서 전국을 유유히 돌아다녔던 탈주범 신창원이 도피 9백8일만에 붙잡혔다.
뛰어난 기동력과 변장술,경찰마저 놀라게 만들었던 대담성, 탁월한(?)「절도기술」로 조달하는 풍부한 도피자금으로 전국을 헤집고 다니면서 1백여명의 경찰관들에게 「물」을 먹였던 신창원은 한 「영리한 시민」의 제보로 꼬리가 잡혔다.
그동안 검거할 기회가 많았지만 검거도중 경찰관이 오히려 권총을 빼앗기거나 경찰끼리 공타툼을 하느라 놓친적도 여러번 있는등 경찰의 권위에 「먹칠」을 한 신창원은 어쩌면 영리한 시민의 제보가 없었더라면 그를 검거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신창원의 검거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많은 점들을 시사해 준다. 완전한 범죄는 없으며 아무리 신출귀몰한 도피능력을 갖고 있다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잡힌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또한 그를 검거하기 위해 2년6개월동안 경찰이 보여준 수사의 한계점을 다시한번 되돌아 볼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능력과 어리숙한 공조수사체계는 물론 전국의 수많은 검문소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근대적인 검거방식이 신창원 검거보다는 국민에게 심한 불편만을 초래했고 오히려 신창원의 도피를 도와준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신창원에 대해 「한국판 쇼생크 탈출」이라면서 사회일각에서 그를 의적시하거나 영웅시 했던것에 대한 반성은 우리들의 몫이다.
강도 살인을 저지르고 교도소를 탈출한 흉악한 범죄자에게 동정의 여론을 뛰어넘어 「신창원신드롬」까지 생기는 우리 사회의 나약성등은 우리가 앞으로 심각하게 되짚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이는 정치인들의 무능함,사회고위층들의 부패, 황금만능주의 사상등으로 상당수의 국민들의 심적 박탈감을 느끼는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매일 다툼이 계속되는 정치판과 수억원의 뇌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먹는 부패한 고위층들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하찮은 범죄자가 벌이는 탈주극에 더 많은 매력을 느꼈던것은 아니었을까.
하여튼 이번 신창원의 검거로 다시는 이땅에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한다.
신창원 검거가 주는 교훈
입력 199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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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7-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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