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은 4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자살과 관련,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북송금 특검이 제대로 안돼 한 기업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더욱 철저한 진상조사 추진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내에선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애도하고 “정 회장의 타계는 우리 경제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크나큰 손실로,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후 이낙연 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고인의 빈소를 찾았으며, 이에 앞서 오전 이재정 의원이 외부인으로 처음 조문한 데 이어 김상현 고문과 한화갑 전 대표가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문석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충격적인 죽음을 애도한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남북경협사업 등 많은 할 일을 남긴 채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영환(안산 상록) 조한천(인천 서·강화갑) 이호웅(인천 남동을) 정범구(고양 일산갑) 배기운 송석찬 김희선 심재권 임종석 전갑길 정철기 의원 11명은 '더 이상 냉전에 휘말린 안쓰러운 죽음이 있어선 안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남북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 회장의 노력과 성과들은 훼손당했고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며 “이는 북한을 평화적 방법으로 변화시키려 했던 대북송금이라는 평화비용을 특검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채정 의원은 “특검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휴가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임태희 대표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보고를 받고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계의 중요한 인물에게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애도하고 “자살의 원인과 동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저녁 빈소를 조문했다.

홍사덕 총무도 휴가 도중 급히 귀경,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시절 남북한 위정자들이 유망한 한 기업인을 어떻게 죽음으로 몰아넣었는지 그 경위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면서 “우리당은 특검과 합동청문회, 국정조사 등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와 부채경감에 나섰을때 5억달러의 현금을 약탈하고 은행빚을 떠넘긴 만행의 과정이 아직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정 회장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남북경협과 교류협력의 올바른 앞날을 위해 모든 과정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하고 정 회장 빈소를 찾았다.

박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로 삼가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하고 “무슨 말못할 사연이 많았길래 목숨마저 끊어야 했는지 그 이유와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