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에 수해가 발생한지도 꼭 한달이 지났다. 피해발생 초기만해도 수재의연금을 걷는다,자원봉사자들을 보낸다로 복구에 활기를 띄었던 이 지역은 최근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또다시 깊은 시름에 잠겼다.

수해복구로 부산을 떨었던 이곳에는 이제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떠나버리고 거리 곳곳에는 수마가 할키고 지나간 흔적들만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불과 20여일 후면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하지만 파주, 문산을 비롯한 인근 피해지역은 갈수록 더해가는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정신적인 후유증으로 병원에 환자가 넘쳐나고 수해들녘엔 치사율이 20%가 넘는다는 렙토스피라 비상이 걸렸다.

붕괴 위험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보호소에서 추석을 맞이할 운명에 놓인 주민들도 아직 상당수이다.

 더우기 국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모아진 의연금과 구호물품조차 제때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 지원자금으로 턱도 없는 법정지원금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현재 지원금을 받은 수재민은 7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스스로 「버림받은 곳」이라는 자괴감으로 모든 의욕을 상실한채 복구조차 포기하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수해지원복구비나마 제때 전달만 되었어도 피해 주민들은 복구 차질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되풀이되는 정부의 늑장지원은 주민들에게 설상가상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피해를 입은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지난 27일에야 수해복구비를 확정하고 빨라야 이달 말일에나 복구비를 지원한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경기북부 수해에 대한 기억이 가물해지고 있는 요즈음 터키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터키지진 복구를 위해 전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를 돕기위해 군사를 파병한 우방국가가 지진으로 큰 고통과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경제부국이 된 우리가 도의상 당연히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경기북부주민들의 고통 치유도 한시가 급하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