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입장에선 누가 뭐라해도 「실패한 협상」일 수밖에 없었던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우리 농민들이 또 다시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는 11월말 미국 시애틀에서 열릴 제3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우리 농업에 그토록 큰 타격을 주었던 「농산물 개방」이 또 핵심이슈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어렵던 우리의 농촌은 지난 93년말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었다. 미국 호주등 이른바 농산물 수출국들과는 생산규모나 기술 등에서 도저히 경쟁상대가 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쌀과 쇠고기의 전면개방 유예조치만을 겨우 얻어낸 채 모든 농산물을 개방해야했던 허울좋은 국제화가 우리 농업에 입힌 타격은 이만 저만 크지 않았다.

농가소득이 갈수록 큰 폭으로 줄어듦은 물론,당시 6백만명에 이르던 농촌인구가 올해 4백40만명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농민들을 농토에서 대거 몰아낸 것만 봐도 그 심각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판에 쇠고기 수입개방과 쌀 관세화 유예조치도 각각 2000년 2004년이면 완전 해제된다. 여기에 농산물 수출국들이 벌써부터 잔뜩 벼르고 있는대로 여타 수입 농산물의 관세인하 및 보조금 대폭 삭감마저 현실화 된다면 농촌경제의 어려움은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인 「삶의 터전」이나마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지금 국내 농민 시민단체 등 비정부기구(NGO)들은 국제연대 결성까지 추진하는 등 뉴라운드 대응책 모색에 여념이 없다.

이에 비해 정작 정부 협상팀은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모르나,이번만은 정말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6년전 대통령이 사과하고 총리와 농림부장관이 줄줄이 사퇴해야했던 것과 같은 불상사도 다시 없어야겠지만,무엇보다 우리의 식량안보를 위해서도 이번만은 결코 실패가 없어야 한다.

행여 우리 정부만의 힘이 부친다면 일본 유럽 등 다른 농산물 수입국들과의 연대 및 제휴를 한층 강화해서라도 농산물 수출국들의 공세를 차단,우리 몫 지키기에 온힘을 쏟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