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다시 옷로비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아줌마헌장'이 등장해 우리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죽했으면 보통의 아줌마들이 코메디처럼 느껴지는 '아줌마헌장'을 들고 나왔을가.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결과 가정에서는 '매맞는 남편', '학대받는 남편' 등이 심심치않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조차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기세에 눌려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쯤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더욱 심한 것은 관료, 군대사회는 물론 정치인 및 기업사회 등에도 이면에는 이른바 '잘나가는 사모님그룹'이 맹활약중이라 한다.
이들에게 밉보인 아줌마들의 남편은 한직으로 밀리거나 심한 경우 퇴출되기도 한다. 잘나가는 사모님들은 교육현장에까지 경쟁적으로 치맛바람을 일으킴으로써 오늘날 '교실붕괴'란 신조어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과거 군사정권시절 대통령 영부인이 국정을 농단했던 때가 있었다. 정치인, 관료는 물론 기업경영자의 부인들이 내남편 출세를 위해, 혹은 잇권을 챙기기위해 경쟁적으로 영부인에 접근했던 사례들이 이젠 사회적 관행으로 굳어진듯 하다.
목적달성을 위해 체면도 과감하게 팽개치고 부정과 비리도 서슴지 않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경쟁주의가 어느새 우리네 아줌마들에게도 전염되었던 것이다.
급속하게 진전된 산업화사회가 초래한 잘못된 현상이다. 부덕(婦德)을 최고의 덕목으로 자랑하던 우리의 아줌마들이 어쩌다가 이지경까지 타락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은 인간사회의 핵이다. 어머니들이 남편들의 기를 살려주고 어린자식들을 올바로 교육시켜왔기 때문에 우리사회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
가정에서 소외된 남편들이 사회할동을 잘할수 있으며 타락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라난 2세들이 과연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나기'운동('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운동)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단점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이를 시정하려는 아줌마들의 의지와 용기에 갈채를 보낸다.
'아줌마헌장'이 등장했다(?)
입력 1999-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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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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