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여면 대망의 2000년이다.한세기가 마감되고 새로운 세기가 우리들 앞을 기다리고 있다. 선진외국들은 이 밀레니엄을 맞아 어떻게 하면 새로운 세기에는 삶의 질을 높이고 인간답게 살수 있을 것인가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외신을 타고들어오는 선진국들의 호들갑스런 `밀레니엄 맞이'를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저 부럽게만 쳐다보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마음으로 이 뜻깊은 세기를 맞이하지 못하는 것은 금세 국내로 눈을 돌리면 그 답이 나온다. 지금 정국의 모습은 실로 가관이다.

국회는 냉각되다 못해 꽁꽁 얼어붙어있고 되돌아보기 싫은 것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우리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다.

소위 고관대작 부인들의 혀 세치에 모두가 농락당하고, 10년이 지난 간첩사건으로 검찰이 검찰을 수사하려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흘러간 역사를 되돌리는 것이 능사가 아닌데도 우린 다가올 21세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버린 역사를 더듬으며 아까운 시간들을 소비하고 있다.

왜곡된 역사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지만 개운치가 않다.

 또 지금의 정국을 비롯해 사회전체가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많은 국민들은 현 정권이 위기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당은 당대로,정부는 정부대로 겉돌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옷로비 사건'이 특검에 의해 새로 진실이 밝혀지자 `은폐조작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언론문건사건' 역시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채 마치 `해프닝'쪽으로 흘러가는 인상이다.

이는 사건의 본질을 밝히려는 세력과 이를 은폐하려는 세력간의 힘겨루기로 그 주체는 청와대와 집권당, 정부, 검찰, 국정원등으로 서로 얽혀서 매듭을 풀지 못하는 형국으로 비춰지고 있다.

 국민들은 지금 청와대도,집권당도 ,권력기관과 언론도 미더워 하지 않는다. 이런상황에서 과연 밀레니엄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있을까.

우리는 지금이 바로 대대적인 국정쇄신이 필요 할때라고 본다. 정부의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