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동두천 시장실에서 발생했다. 그것도 백주에 시장직무실이 시커먼 화염에 휩쌓이고 사람이 숨지는 등의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바가 너무도 많다.

시장실이 지니고 있는 상징성 훼손도 문제지만 그 보다 관공서 건물에서 사람이 죽어갔다는 것은 아무래도 긴급상황에 처한 시청이나 경찰의 대응능력에 더 큰 문제점이 노출된것으로 지적된다.

 이사건의 근원은 2년전 우신운수가 부도처리되면서 기사들이 회사를 살리기위해 사채까지 얻으며 안간힘을 쏟았으나 허사로 돌아가는 바람에 빚만 늘어나게 된데서 비롯됐다.

열심히 일한 대가인 월급은 커녕 엄청난 금액의 빚만 떠안고 살고 있으니 가정생활이 원만했을리 없었을것은 자명하다.

오죽 답답했으면 시청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등의 거친행위를 벌였겠는가.

 그렇다고 이들의 극단적인 행위까지 두둔하려는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행정기관으로서 관내의 운수회사사정을 훤히 들여다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채권채무상황을 마치 무시하기라도 하듯 회사 양도양수신고서를 수리한점은 뭔가 잘못 처리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민원인 입장에서 공무를 수행했다면 과연 이같은 양도양수신고서를 쉽게 결재했겠느냐는 것이다.

또 사건 당일 시청공무원들의 대응에도 석연치않은점이 한둘이 아니다. 민원인들을 피하기 위해 집무실 뒷문으로 시장이 빠져나갔다는 설의 진위여부도 마땅히 가려져야 할 대목이다.

 게다가 동두천시는 기사들의 시위농성이 계속되자 작년 7월 이들에게 1700만원씩 지원, 오늘의 비극적인 사태를 잉태한 동기가 되었다는 비판도 면키어렵게 됐다.

사건이 발생하기전에 이미 이회사 택시기사 2명이 가정불화끝에 부인을 살해하거나 자살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사건을 악화시키지나 않았는지 되짚어 보아야 부분이다.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시장실을 점거하고 극단적행위를 벌인 당사자들은 물론 경찰과 시청의 안이한 대응이 함께 빚어낸 비극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