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구태의연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 삼성 등 상위 7대 재벌과 이들 재벌로부터 분리된 위성재벌들과의 부당 내부거래 규모가 총 1조7백87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

조사결과 확인된 사실은 첫째, 재벌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LG, 한화)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는 점과 둘째,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모재벌과 위성재벌간에 상당한 규모의 부당 내부거래(현대-성우, 삼성-신세계, LG-화성등)가 이루어졌으며 셋째, 위성그룹 내부적으로도 계열사간의 부당 내부거래(빙그레, 농심, 금강개발, 신세계, 금호전기 등)가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점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재벌계열 금융기관들이 자금지원 연결고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외환위기 이후 잘나가던 30대 재벌중 3분의 1 이상이 좌초하였다. 또한 국내정상의 대우그룹도 해체되었다.

빅딜, 워크 아웃, 퇴출, 법정관리 등 생경한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죽을병에 걸린 재벌을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가 수술칼을 들었다.

그 와중에서 재벌 등에 돈을 떼인 금융기간들은 끝내 사라지고 말았다. 97년말 이후 은행 10개, 종금 20개 등 총 3백27개 금융기관들이 정리되었다.

소액주주들이 애지중지하던 은행주식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었다. 수술과정에서 부족한 피는 국민들의 혈세로 충당한 때문에 국가 채무는 외환위기 이전보다 무려 2배나 증가하였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이런 외환위기를 겪어야만 했던가.재벌들의 부도덕하고 투명하지 못한 경영이 국제적 신용급락을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는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재벌들이 거듭 태어나 외환위기의 터널을 잘 빠져 나가줄 것을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재벌들은 이런 국민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짓밟아버리고 말았다. 그토록 목청돋우던 재벌개혁은 결국 공염불이었던가.

재벌들은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전국민적 불신운동을 결코 간과해서는안될 것이다.

우리 나라의 재벌들은 더이상 재벌총수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며, 더구나 외환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