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이후 불과 일주일만에 첫 뇌사 판정이 나왔다.

인천 가천의대 중앙길병원은 엊그제 신경과전문의 목사등 7명으로 구성된 뇌사판정 위원회를 열어 혼수상태로 입원중인 30대 환자를 뇌사자로 판정했다.

이어 부모의 동의를 얻어 적출물은 이식을 기다리던 다른 환자들에게 제공함으로서 새생명을 불어넣어 줬다.

이로써 그동안 장기를 사고팔든 비도덕적인 행위의 근절과 함께 뇌사인정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는 계기가 됐다.

　꺼져가는 생명을 간신히 이어주던 뇌사상태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일은 더없이 안타깝다.

이러한 심정은 비단 환자의 가족은 말할것도 없고 우리 모두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내려진 뇌사판정은 더많은 다른 환자의 생명을 살려내는 것이 더욱 뜻깊고 인도적이라는 차원에서 설득력을 찾을수 있다.

따라서 이번 뇌사판정이 합법적으로 내려진 첫결정이라는 점과함께 인간의 사망을 구체적인 사안을 통해 법적인 측면에서 해석한데에 큰 의미를 지니게 됐다.

　그러나 뇌사인정이 당초의 취지대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개선해야될 사항이 있음을 거론하지 않을수 없다.

현행법에 근거 장기이식을 하려면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국립장기이식 관리센터를 필히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화급을 다투는 환자의 경우 장시간 소요로 인해 손을쓸 겨를이 없게된다. 뿐만아니라 가족간에 서로 장기를 맞교환하는 이른바 릴레이식 기증도 “관리센터”가 거부하면 성사 될수가 없다.

특히 간과할수 없는 사실은 아직은 장기이식 수술비가 너무 비싸고 보험적용이 안되는 부분이 많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로서는 난감한 처지다.

이런점으로 미루어 볼때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은 현실을 등한시한 측면이 적지 않다.

　차제에 당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낱낱이 가려내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날 심심찮게 말썽을 빚어왔던 금품을 매개로한 장기 뒷거래는 근절해야겠다.

또한 장기배분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것은 물론이고 새치기도 철저히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수급관리 체계가 객관적이어야 하며 아울러 뇌사판정위원회의 보다 신중한 판정이 뒤따라야 된다.

그리하여 이번에 내려진 뇌사인정 첫판정의 의미를 깊이 새기고 당초 취지대로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