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이 불안하다. `질풍노도' 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최근 국내시장에 외국계자금들이 물밀듯이 몰려와 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환율에 비상이 걸린것이다.
최근 유입되는 자금들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인식되온 거래소시장으로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데 사용된다.
지난 주말 이틀간 외국계자금이 무려 13억달러가 증권시장에 유입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주식을 각각 4765억원과 2473억원씩 집중매입해 사상 최대의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6일 외환시장에는 외국계자금이 5억달러가 주식투자 명목으로 또 유입됐다. 이처럼 달러가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원화환율이 한달여만에 1천1백10원대로 급락했다.
외국계자금들의 국내 유입은 결코 나쁜 현상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의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는 증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들어오는 자금들의 상당수가 1~3개월뒤에 투자자금을 달러로 돌려받는 스와프거래로 이뤄지는 단기자금 이라는 점이다.
외환스와프거래는 일단 달러로 들여와 주식투자를 위해 원화로 바꾼뒤 1~3개월뒤에 다시 일정 가격으로 달러를 사겠다는 선물거래 약정을 맺은 환매조건부형태의 외환거래다.
스와프거래는 주로 일정기간 환위험을 방지하기위한 목적도 있지만 최근에는 헤지펀드등이 주식 단기거래를 위해 해당국의 통화를 일시적으로 차입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얼마정도의 이익이 생기면 다시 빠져 나갈것이 분명한 이런 자금은 해당국의 외환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우리 외환시장이 이 경우가 아닌가 우려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의 외환정책은 갈팡질팡이다. 한마디로 달러의 유입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정부는 뒤늦게 외국환평형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며칠후면 한빛은행 해외주식예탁증서(DR)8억5천만달러가 유입되고 내주에는 하나은행이 4억달러의 DR을 발행하는등 외자유입요인이 많아 정부의 이같은 외환정책이 어느정도의 실효를 거둘지 의문시된다.
외국언론과 국내전문가들은 정부의 외환정책을 비웃기나 하듯 원화환율이 금명간 1100원선마저 위협할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현재의 급속한 원화절상은 국내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와 'IMF망령'을 되살리게 하는 것은 물론 환율이 지속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환차익을 노린 외국계자금들이 더욱 극성을 부릴것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일관성있는 정책으로 불안한 외환시장에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지역감정'과의 전쟁
입력 200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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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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