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들어 서울로 전학가는 지방 고등학생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방고교생들의 대거 서울 전학으로 일부 지방고교 1학년 학급의 경우 학생들이 빠져나가 교실 공동화 현상을 보이는등 후유증이 날로 심각한 모습을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지방에서 서울로 전학을 온 학생은 모두 830명으로 99년 547명에 비해 1.5배, 98년 같은 기간 51명에 비해 무려 16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전학생수는 98년 1912명에서 99년 3146명으로 증가했으며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올 한해 전학생은 무려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학생들의 서울 이주현상은 외형적으로는 2002학년도 입시에서 특기, 적성이 중요시 될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방의 예비 수험생들이 각종 입시 정보를 취득하기 쉬운 학원,주요대학들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대가 2002학년도 입시에서 경시대회입상자등 특기자 전형으로 정원의 20%를 선발하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주요대학들이 2002학년도부터 특별전형의 유형과 모집인원을 크게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방 거주 학생들의 서울 전입의 이유는 딴데 있다. 주요 대학들이 2002학년도 전형부터 고교별 학력차를 고려하는 고교등급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이미 지방학교 주변에서 상당히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등급제란 학교마다 등급을 매겨 학교에 따라 내신성적에 차별을 두는 것으로 시행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이미 '그럴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가뜩이나 대학입시정책을 믿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만일 고교등급제가 시행되면 지방의 이름없는 고교보다 서울 시내의 고교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런 학부모들의 생각이 `서울로의 전학'을 부추키고 있는 것이다.
교육당국과 대학교 측이 고교등급제의 시행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문이 가라 앉지 않는 것은 그동안 시시각각으로 변해온 교육정책이 학부모들로부터 철저하게 불신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백년 대계'인 교육정책이 장관이 교체될 때마다 거의 매번 바뀌었으니 이런 풍토에서 학부모들의 불신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교육당국이나 해당대학이 고교등급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면 지방학생들의 서울로의 대이동은 지속될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이에 대해 확실한 대답이 필요한 때다.
서울전학 몰리는 지방고교생들
입력 200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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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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