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선거판이 날이갈수록 혼탁해 지고 있다. 공공연하게 금품이 살포되고 흑색선전이 난무하며 지역감정을 부추기는등 마치 해방이후 혼란한 정국을 연상시킨다.

이같이 선거판이 혼탁으로 얼룩지고 있지만 민심의 흐름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권자들이 이번선거에 대해 철저히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차도 이같은 유권자의 냉담한 반응에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다. 심지어 이번 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지난 15대 총선의 63.9%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따라 선관위는 13억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해 투표율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 투표 참가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읍.면.동별로 2개에서 3개로 늘리고 방송광고도 세배로 늘리기로 했다.

 선관위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를 보는 유권자의 마음은 벌써 선거판을 떠난것 같다.

`정치인은 없고 정치꾼만 득실거린다'라는 어느 유권자의 푸념처럼 이번선거에 출마한 후안무치한 후보자들에 대한 역겨움, 이를 만회하기 위한 사상 유례없는 혼탁선거가 유권자를 정치판에서 떠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더우기 총선을 이용해 사회 곳곳으로 번지는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의사들의 집단 휴진, 기업노조들의 전면 파업, 폭락하는 주가, 여기에다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충격등 뒤숭숭한 사회분위기에 대한 반감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총선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유권자의 잘못이 아닌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가 이지경에 이를데까지 정치인들이 보여준 구태는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를 했고 이것도 모자라 이번 총선에서 우선 붙고보자는 식으로 선거판을 과열되게 만드는 주범이 정치인들에게 있다는것을 유권자들은 모두 알고 있다.

수십억의 부자가 재산세를 한푼도 내지 않고 본인은 물론 자식까지 군대를 보내지 않았는가 하면 부끄러운 전과기록까지 갖고 있다면 재산세를 내고 자식을 군대에 보냈으며 전과기록이 없는 평범한 소시민들이 이런 출마자들을 올바른 시각으로 볼수 있을까.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 반드시 참여 해야 한다. `내일 망해도 오늘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투표에 반드시 참여해 옥석을 가리듯 참 일꾼에게 깨끗한 한 표를 던져야 한다.

출마자들이 타락했어도 유권자의 정신은 올곧다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