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심상치 않다. 산림청에 따르면 3월말 현재 413건이 발생,예년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며칠전에는 강원도 고성과 강릉등지에서 큰 산불이 일어나 4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고 일부 학교는 임시휴교조치 되는 등 많은 피해를 냈는가 하면 관악산과 북한산 계룡산등 전국의 명산뿐 아니라 도내 곳곳서도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일어나는 연례행사지만 올해는 봄가뭄이 유달리 심해 그 피해가 심각하다. 급기야 정부는 농림등 4개부처 장관의 합동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한반도 전역이 이상 건조상태로 몸살을 앓아 서해5도 등 일부 도서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서울 경기 강원지역은 거의 50일째 건조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산천이 바짝 말라 산불이 꼬리를 물고 발생,새싹으로 푸르러야 할 산들이 잿더미로 변하고 있다.
요즘 같은 건조기가 되면 당국이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산불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등산로 폐쇄,인화물질을 갖고 산에 가는 행위 금지 등 여러가지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강력한 구속력을 지니지 못하고 주로 계몽에 의존하기때문에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산불 진화 체계 및 장비 역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뒤떨어진 수준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곳곳에 마이크로웨이브를 장착한 카메라를 설치,중앙관제소에서 자동으로 감시하며 인공위성,정찰비행기 등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검색한다. 따라서 산불이 일어나면 전문인력과 최첨단 장비가 30분이내에 출동,조기에 진압한다. 하지만 우리는 출동하는 데 빨라야 1시간이 걸려 이미 세력이 강해진 산불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장비와 전문요원도 후진적 수준이다. 따라서 해마다 산불은 증가하고 있지만 대책은 제자리 걸음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시급히 강화되어야 한다.
또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등산객,성묘객들로 인한 실화가 많다는 점이다. 처벌규정을 강화해 이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입산자 수를 줄이고 감시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잦은 산불은 인명손실,국토훼손은 말할 것도 없고 생태계까지 파괴하며 심하면 호흡기질환 등 각종 질병을 불러 온다. 또 복원되려면 50~100년이 걸린다. 이런 점을 깊이 인식 관계당국은 물론 산을 찾는 개인들도 산불 예방에 최대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산불 줄일 수 없나
입력 200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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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4-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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