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끝났지만 그 후유증이 심각할 정도로 우려된다. 선거전부터 선거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없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마치 폭풍전야처럼 모든 것이 살얼음판이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산적해 있는 문제를 비추어볼때 선거후유증이 최소화 되지 않는다면 우리 국가 장래는 험한 파도 위에서 춤을 추는 조각배와 같다.

 정국을 화해분위기로 이끌 여야 총재회담이 열린다고는 하나 이미 총선 과정에서 빚어진 과열 혼탁선거전의 여파로 전체 당선자의 27.8%인 76명의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및 내사가 본격화될것이라고 한다.

이중 일부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것으로 보여 재선거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그 후유증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클지도 모른다.

불과 두달후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미국 주가의 사상 최대의 폭락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을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속에서 만일 선거후유증이 정국을 냉각으로 몰고갈 경우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고통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선거가 끝난 후 여야는 이구동성으로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을 두고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여 야 모두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총선기간동안 깊어진 감정의 골도 덮어버리고 오직 국가의 장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치루면서 국민 모두는 심각한 심적 박탈감에 빠졌다. 망국병인 지역감정망령이 그 어느 선거보다 거세게 일어난것은 물론 상대방에 대해 폭로와 비방으로 일관한 입후보자들에 대한 염증이 극에 달했다.

사상 최악의 투표율이 증명하듯 50%의 국민이 정치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이런 와중에 심각한 선거후유증을 보인다면 그건 화약을 들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여야 모두는 여소야대와 과반의석확보 실패로 나타난 이번 총선 결과를 민의라고 생각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안정과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相生의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

남북정상회담,강원도산불,구제역파문,경제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대화를 통해 여야가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모든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후유증을 최소화 하지 않고 서로를 몰아부치는 기존의 정치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해 또다시 혼란을 맞는다면 그때는 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