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재경부장관은 19일 증시의 폭락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최근의 주가는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향상 등에 따른 기업의 내재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진정으로 고객의 수익률을 중요시한다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을때 자금을 빌려서라도 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최근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말했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의 주가가 견조한 실물경제와는 달리 지나치게 하락,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지만 증시에 불안감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번 장관의 주식과 관련된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과거같으면 당일 증시는 폭등장을 연출했겠지만 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날 증시는 막판에 대형우량주의 반등로 약간의 체면치레만 했을뿐 코스닥은 여전히 폭락장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 '제2 경제위기설'을 진화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 먹혀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장관이 주가의 저평가를 아무리 강조해도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의 한국경에 대한 잇달은 경고와 미국의 은행신용평가기관인 톰슨 뱅크워치가 조흥.한빛.외환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것에 대해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장관이 증시를 보는 눈과 투자가들이 증시를 보는 눈이 이처럼 상반된 것은 '주가는 현실을 반영한다'라는 증시격언처럼 우리의 경제여건이 장관의 발언만큼 안심하기에는 왠지 불안감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단기외채의 급증과 유가가 급등, 또한 무역흑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투신사에 지원한다는 공적자금과 관련해 들리는 잡음이 투자자들을 동요하게 만들고 이런것들이 증시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기업이 우량해 많은 이익을 창출해도 주변여건이 지나치게 불안하면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투자가들에게 경제에 대한 믿음을 주는데 실패했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금요일 재정경제부가 체육대회를 한다고 휴무를 하는 등 도대체가 경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기나 하는지 의심이 가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으니 누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믿을수 있단 말인가.

정부가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사안이 발생하면 발빠르게 대응하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비젼을 제시해야만 증시가 안정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