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 정치신인들이 5.18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 전야제가 진행되던 지난 17일 밤에 광주의 고급 룸싸롱에서 여종업원들과 술판을 벌인 사건이 벌어졌다.
향연의 주인공들은 김민석, 이상수 의원과 송영길, 장성민, 김성호, 이종걸, 김태홍, 정범구 16대 총선 당선자들과 우상호 서울 서대문을 지구당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젊은 피' 정치인 10여명이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어떤 이는 아가씨들을 옆에 세우고 노래 부르거나 어느 의원은 아가씨를 꼭 껴안고 블루스를 추고 있었으며 또 어느 의원은 양쪽에 두 명의 아가씨를 낀 체” 밤늦도록 “술에 취에 흐느적거렸”단다.
망월동 묘역에 참배해 목청높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친한 사람들끼리 접대부와 함께 술판을 벌이는 것을 누가 나무라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술판을 벌인 장소와 날짜, 그리고 술판의 주인공들이다.
금년은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이 되는 해로써 이날은 망월동묘역을 국립묘지로 승격시키고 광주민주화정신을 고양시키는 작업으로 세계적 이목이 광주에 집중된 날이었다.
이날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이들은 사랑하는 아들, 딸들을 잃은 유가족과 부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은 오히려 그날의 처절한 아품과 분노를 기억에 떠올리는 것조차 꺼려 성대한 잔치(?)조차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날만큼은 모든 국민들이 자숙하며 보냈다. 하물며 살아남은 자들을 위로하고 가신 임들의 뜻을 기리고자 광주를 찾은 선량들이 전야제가 진행되는 곳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고급 룸싸롱에서 술파티를 벌였다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나.
더구나 이들이 누구인가. 이상수 의원과 정범구 당선자를 제외한 이들은 모두 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 섯던 운동권학생출신으로써 누구보다 광주의 아품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한 자들이었기에 많은 국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은 자칭 386세대임을 부각시키며 정치개혁을 약속했고 이에 공감했던 다수의 유권자들은 앞장서서 이들에게 몰표를 주었다.
이들의 의로운 정신과 순수성은 불신받는 기성정치에 대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설혹 그들의 항변대로 지탄받을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해도 그들이 보여준 작태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고로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나머지 386당선자들은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신독(愼獨)의 정신으로 가다듬어 정치불신의 벽을 허무는데 앞장서 실추된 이미지 회복에 나설 것을 당부한다.
386정치인의 한심한 작태
입력 2000-05-27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0-05-27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7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