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꾸준히 나돌던 주가조작과 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 주가조작꾼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유없이 폭등하는 주식에는 임자가 있다' 라는 증권가의 속설이 또다시 사실로 증명된 셈이다.

이번 주가 조작사건은 그동안 코스닥에 등록된 주식의 상당수가 거품론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난 것으로 주가 거품의 뒤에는 `추악한 세력'의 `뇌물사슬'이 도사리고 있음이 확실하게 입증됐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것은 이번 주가 조작에 뇌물을 받고 가담한 세력들이 각 투신사들마다 내노라하는 유명 펀드매니저들이 상당수 끼어 있었다는 점이다.

1조원의 고객 돈을 주물렀던 펀드매니저도 있었고 전도가 양양했던 1억대 연봉의 386세대 펀드매니저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투신과 증권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보여준다.

이들이 조작한 세종하이테크 주가는 등록 이후 1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5만6천원하던 주가가 33만원까지 급등해 33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이런 사실을 모르고 이를 구입한 일반투자가들은 그만큼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는 펀드매니저들이 주가조작을 위해 이용했던 자금이 고객이 맡긴 돈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주가를 끌어 올리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분명히 손실을 끼쳤을 것이고 이 손실부분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증시 열풍을 몰고왔던 각 투신사들의 펀드가 주가 폭락으로 최근 많게는 50%의 손실을 입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저지른 주가조작은 펀드매니저들의 `양면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부실펀드의 발생의 원인이 혹시 이런 연유때문이었다면 어느 투자자들이 투신사와 증권사에 돈을 맡길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금융회사들은 펀드매니저의 불법운용으로 인한 손실규모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만일 또다시 관행이라는 이유로 어물쩍 넘어간다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과 검찰은 혹시 다른 종목들은 주가조작 혐의가 없는지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주가조작은 최종 피해자는 일반 투자가들이다. 애궂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고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조사를 확대하고 적발될 경우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주식투자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기회에 주가 조작이 다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