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급증하고 있다니 걱정스럽다. 경기도가 최근 북부지역 보건소별로 모기를 채집해 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 전체 모기의 28%가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 얼룩날개모기로 확인됐다고 한다. 올해는 특히 이상 기후가 계속된데다 더위마저 일찍 시작되고 모기 등 해충이 훨씬 많이 발견되어 뇌염 이질 홍역등 각종 전염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하계수련대회에 참석했던 남양주시 평내초등학교 5,6년생 500여명이 집단으로 홍역에 걸리기도 했다.
70년대 후반부터 거의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최근 몇년사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특별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93년부터 일부 전방지역의 장병들에게서 다시 발견되기 시작했던 말라리아 환자는 민간인들에게까지 번져 지난해 4천여명에 이르렀다. 말라리아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는 7,8월이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환자가 발견되는 등 해마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더구나 경기 북부지역은 지난 몇해동안 수해가 계속돼 전염병에 취약한 곳으로 방역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흔히 “후진국 병”으로도 불리는 말라리아의 확산은 병원체를 옮기는 모기떼의 창궐때문이다. 계속되는 이상고온 현상과 생태계 파괴에 따른 천적의 감소로 모기떼는 해마다 늘어나고 올해도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말라리아가 근절되지 않고 토착화할 경우 국민보건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위생이나 환경이 후진국 수준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국가적인 수치이다. 외국인의 발길을 막아 관광산업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모기를 박멸하고 철저한 역학조사와 방역으로 조속히 말라리아를 뿌리뽑아야 하겠다.
계속되는 기상악화와 환경오염으로 전염병의 위험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사라졌던 전염병이 다시 나타나는가 하면 전에는 없던 전염병이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이에반해 인간의 면역체계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지는 여름철은 특히 이질 콜레라 뇌염 등 각종 전염병이 극성을 부린다. 오염된 식품이나 집단급식으로 인한 식중독사고의 위험도 큰 계절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만큼 방역체계를 점검 보완해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언제나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허둥대는 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개인들도 위생에 신경을 쓰고 당국의 방역활동에도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건강한 여름을 보내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