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단기외채 급증
입력 2000-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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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가 1년미만인 단기외채의 증가가 지난 98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정부의 외환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재경부가 발표한 '6월말 현재 총대외지불부담 현황'을 보면 단기외채는 4백75억달러로 지난 5월말에 비해 7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끔찍한 IMF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외채, 그것도 단기외채의 증가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재경부는 국제적으로 대외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이 심각한 수준인 60%보다는 낮은 52.7%라고 하지만 단기외채의 급증은 가뜩이나 금융시장이 불안한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6월중 단기외채의 비중은 33.4%로 국제통화기금이 구제금융을 지원해 외환위기를 수습하던 98년 초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중장기 외채 가운데 1년만기 외채를 포함한 단기외채가 6백20억달러에 이르러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일시에 빠져 나가게 될경우 완충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이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단기외채의 증가에 가장 큰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그만큼 단기외채의 증가는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경제전반을 불안케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단기외채의 증가요인이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용 원자재 및 시설재 수입과 유가 급등 , 외국은행지점의 차입증가와 무역업체들이 수출입용 신용을 확대에 따른 것으로 수출의 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에 비춰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의 수출은 828억달러로 작년 동기 25.5% 증가 한데 비해 수입은 786억달러로 44.7%나 증가한 반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74억달러에서 4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수준으로 대폭 줄었고 내년에는 여건이 더욱 악화돼 흑자기조 유지조차 어려울 전망이어서 앞으로 무역수지나 외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기외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출을 대폭 늘리고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호화사치 외국여행과 사치성 소비재 수입을 억제하는 등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절약을 생활화하는 등의 국민적 지혜도 그 어느때보다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의 하나인 미진한 금융,기업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제가 불안하면 외국투자가들이 일시에 빠져나가고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외환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지금은 가급적 단기외채를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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