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지역별 전통과 특성을 살린 각종 국제행사가 잇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들 행사 가운데는 성공적 개최로 지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것은 물론 국위선양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간 경기도내에서 치러진 고양꽃박람회를 비롯 부천국제영화제 및 수원 화성국제연극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도내에서 개최된 행사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되자 타시도에서 이를 흉내 내기라도 하는듯 다투어 유사한 행사를 열거나 추진한다는데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국제적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 행사성격을 분별하기 조차 어려운 비슷한 행사를 중복해서 개최한다면 예산은 예산대로 더 들어 가면서도 결과는 자연 부실해 질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심하게도 97년부터 시작된 부천국제영화제와 거의 다름없는 국제영화제를 전북 전주시가 이미 올해 개최했고 다른 광역시들 까지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올해 2회째를 맞은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본떠 충남에서도 2002년 개최를 목표로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준비중이다.

이밖에도 수원 화성국제연극제를 모방이나 하듯 경남 거창군과 마산시도 행사를 열고 있다.

행사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너도 나도 마치 경쟁이나 하듯 뛰어들고 보자는 식이다.

 더욱 납득이 가지않는 일은 우리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도자기 관련 국제행사 마저 퇴색시킬 지경이다.

내년 이천및 광주 그리고 여주에서 개최 에정인 세계도자기 엑스포는 5백만명의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국제도자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빈틈없는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남 목포시가 느닷없이 이와 유사한 내용의 행사를 추진하면서 더구나 그것도 일정도 거의 같은 시기로 잡아놓고 국고지원을 요청한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발상 자체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수 없는 것이다.

 국제규모 행사를 치르려면 자치단체로선 단독으로 비용감당이 사실상 불가능한 관계로 어차피 국고 지원이 따를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데는 정부가 열쇠를 쥔 것으로 볼수 있다. 지역의 눈치나 살피면서 넉넉지도 않은 예산을 이리저리 떼주다 보면 설사 행사를 치른다해도 결과는 불을보듯 뻔하다.

동반부실을 초래하는건 당연한 이치다. 정부는 행사에 따른 치밀한 내용분석을 토대로 엄정한 예산 선별지원을 통해 유사행사로 인한 동반부실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단체장의 한건주의식 행사유치와 같은 그릇된 인식도 전환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