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4일 한빛은행 관악지점의 불법대출과 관련 지점장과 회사 대표가 공모한 `단순 대출 사기극'으로 잠정결론 지었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신창섭지점장이 권력실세 장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아크월드사 대표 박혜룡씨와 공모해 벌인 단순 사기극이라는 판단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김진만 한빛은행장도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고는 직원과 업자가 공모한 부도덕한 사기극”이라고 발표했다.

김행장은 “이번 사건은 절대 외압이나 청탁이 없었다”며 “이수길부행장도 대출업무 결재권이 없기 때문에 대출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권력실세 장관과 청와대 행정관의 개입여부가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이같은 의구심은 일단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검찰 수사의 잠정결론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의혹들은 여전하다. 첫째는 이부행장, 신지점장, 박사장과의 관계이다.

이들은 서로 만나거나 전화로 긴밀히 접촉을 하는 등 일상적인 업무관계로는 보기 어려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의 실체적인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부행장은 박지원장관과 지난 3~5월 사이에 3차례 통화했을 뿐만 아니라 통화내용을 보면 서로 잘 아는 사이임이 분명하다.

또 박사장이 박장관의 조카라며 면담을 요청해 만났다는 것은 이부행장이 직접 박장관에게 물어보든지 해서 박사장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부행장과 신지점장도 통화 내용에서 평범한 상하관계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는 박장관의 개입여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부행장은 한빛은행내에서 실세이상의 `특세'로 불린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 등 정치권에 대한 대외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박장관이 이부행장을 통해 대출압력을 가했을 개연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점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검찰은 박장관이 자신의 조카라고 사칭해 온 박사장을 그동안 왜 묵인해 왔는지와 박사장 사업을 도와주도록 이부행장 등에게 부탁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가려야 할 것이다.

 세째는 대출금 차액 51억원의 행방이다. 검찰의 끈질긴 추적에도 이 돈의 행방은 묘연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명예를 걸고 이번 사건 의혹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투명하게 파헤쳐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