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무원들까지 시위(?)
입력 2000-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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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할 일들이 버젓이 벌어질 만큼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공무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모습은 옛날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기능직,고용직 공무원들에 대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는 부평구 공무원직장협의회가 '부당한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외국같으면 공무원의 시위가 흔한 일이지만 그런 경험이 생소한 우리로서는 이번 시위가 공무원들이 벌인 첫 집단행동이라는 점에서 그 파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평구 하위 기능직, 고용직 공무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설수 밖에 없었던 처지는 참으로 딱하다. 부평구가 공무원들의 정원이 부족하다면서 헌법소원까지 내면서도 뒤로는 하위 기능직과 고용직 공무원들만 대상으로 퇴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퇴출공무원 선정을 위해 오는 28일 국어와 국사등 시험을 치러 정원조정에 필요한 기준을 삼는다는 점에서 이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업무추진력이나 조직내 기여도 등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벼락치기 식으로 치러지는 한번의 시험만으로 '살생부'를 작성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지적이다. 결국 이들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공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생존시험'을 봐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물론 부평구 측에서는 임용형태와 직무수행능력, 징계 처분 사실 등을 모두 합산해 정원조정에 필요한 기준을 삼는다고 항변하지만 문제는 왜 대상자들이 하위직에 국한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는 하위직을 제외한 다른 직급들은 모두 능력이 뛰어나서 구조조정을 할수 없다는 얘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대대적인 공무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단지 하위직 공무원들을 퇴출시키자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까지 나서야 하는 이 기막힌 모습이 연출되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본다.
IMF시절, 기업에서 상당수 인력들이 퇴출됐다. 더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더러는 노숙자로 전락했던 끔찍한 모습을 우리는 보았다. 그때의 경험을 비추어 볼때 지금 겪는 공무원들의 아픈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렇다고 피켓까지 들고 거리로 나서 집단행동을 하는 건 아무래도 좋은 모습으로 비치지 않는다. 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너무 크다. 공직자 답게 보다 현명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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