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정부가 집권하면서 그동안 누누히 강조해왔던 금융개혁이 마침내 대형은행간의 합병으로 인해 본격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특히 우량은행인 국민과 주택의 합병은 총자산 157조 9000억원,총수신 121조 8000억원의 국내최대,세계 50위 안에 드는 초대형은행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90년대 초부터 냉엄한 경제 현실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형 은행간의 합병이 마치 유행처럼 이루어져 이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했던 우리 은행들의 경우 영세은행의 면모에서 벗어나지 못한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은행간의 합병이 대세라 할지언정 무조건 합병만이 능사인지는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의 금융기관들은 관치금융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고위 권력층의 말한마디로 쓰러져가는 기업에 거액을 대출해주었던 관행으로 인해 상당수 은행들이 부실채권으로 파산하거나 외국인들의 손으로 넘어가곤 했다. 은행 스스로 기업의 재무상태에 따라 대출여부를 결정한것이 아니라 외부의 힘에 의해 대출해주는 사례가 빈번했던 것이다. 한보철강이나 기아자동차의 경우가 바로 그런 예다. 그런 부담은 결국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돼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최근에는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 각종 부작용이 속출, 금융개혁의 걸림돌이 되었던 것을 우리는 수차례 목격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인한 은행 노조의 강한 반발도 그냥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두 은행간의 합병으로 인해 한 집안을 이끌어가는 1만명이 넘는 가장이 퇴출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합병이 금융개혁의 일정에 ●기어 마치 짜맞추기식의 합병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행동으로 볼수도 있다. 이번 합병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당초 계획처럼 무리없이 진행되었다면 이들도 이처럼 크게 반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차피 합병은 대세고 우리의 경제 현실을 비추어 볼때 합병만이 살아남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이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간의 합병은 반드시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시대에서 적은 규모의 은행이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규모를 키우고 건전하게 외부간섭이 배재된 채 건전한 경영이 이루어진다면 은행간의 합병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 후유증이 커진다면 이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야기 될수도 있다. 정부와 합병 대상 은행들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은행합병 후유증 최소화 해야
입력 2000-12-14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0-12-14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종료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