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공항으로서 24시간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섬마을 주민들이 벌써부터 항공기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인천 신공항 조성계획 당시부터 이곳은 김포지역이나 김해 등지와는 달리 집단거주민이 많지 않아 소음피해가 없는 `준비된' 공항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야간운항도 가능한 24시간 이·착륙공항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개항 첫날부터 옹진군 북도면 일대 섬마을 주민들이 항공기 이·착륙때의 굉음으로 밤잠을 설치는 등 심각한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다.
 인천공항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쪽으로 7∼7.8㎞ 떨어진 장봉도(303가구.856명)와 신도·모도·시도(345가구.765명) 등 인근 섬 주민들은 지난 28일 주민설명회에서 공항공사가 밝힌 것과는 달리 소음강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라고 대책마련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포공항 인근에 비하면 주민피해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도 가질 수 있으나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삶의 터전인 이들 섬마을 주민들로서는 항공기로 인한 소음피해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인데다 학교는 교실 창문을 닫고 수업을 해야 하며, 대형항공기가 날아갈 때면 건물 유리창이나 텔레비전이 흔들릴 정도라고 한다.
 장봉도 주민 일부는 공항 개항으로 인한 소음 피해에 대비, 집 유리창을 2중 창으로 바꾸기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하고도 평온하던 섬마을에 난데없이 소음이 엄습한 셈이다. 우리는 김포공항 근처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피해에 관한 민원과 잇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수없이 보아왔다. 이들 소음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그동안 만성적인 불안감 난청 만성피로 무기력증 수면방해 가옥손상 등 숱한 피해사실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개항 첫날 인천공항에서는 348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렸다. 섬마을 주민들의 수가 적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항공기소음대책 전국연대의 주장처럼 `물고기나 철새가 죽으면 환경파괴라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고통받는 주민들은 언제까지 찬밥 신세여만 하느냐'는 얘기가 이제 이 곳 섬마을 주민들에게도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공항공사와 정부당국은 하루속히 철저하고도 정확한 소음측정을 통해 주민피해방지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