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중독은 농민들에게 늘 공포의 대상이다. 특히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작
물 재배가 성행하고 있는 요즈음 밀폐된 곳에서 특별한 보호 장비없이 농약
을 뿌리는 농민들을 보면 가슴이 섬찟한 느낌마저 든다. 그만큼 농약은 농
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지만 반면에 언제나 농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더우기 병충해라는 것이 날이갈수록 종류가 늘어나고 면
역성이 강해 이를 박멸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농약의 독성은 점차 강해져 농
민들에게 농약중독은 주의를 게을리 할 수 없는 대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약판매상에 대한 자격요건이 허술하다는 보도는 충격적
이다. 농약판매업의 등록은 시군의 권한 위임사항으로 농촌진흥청이 분기별
로 실시하는 14시간 동안의 소정의 교육을 받고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누구
나 농약상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농업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회원조
합의 농약관련 업무 3년이상 종사자, 국 공립 농약검사기관 농업분야 3년이
상 종사자, 농화학기사 1급및 식물보호 기능사 자경소지자 등은 간단한 교
육만 이수하면 농약상의 자격이 주어진다. 이처럼 농약판매업을 위한 요건
이 쉬워짐에 따라 해가 갈수록 농약판매상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물론
무자격자에 의한 판매가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느슨한 자격요건을 틈타 유통기간이 지난 농약과
무등록 농약을 판매하는 등 불법 농약판매행위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점
이다. 특히 일부 판매상들은 이익이 많은 값비싼 농약을 농민들에게 우선적
으로 추천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농약을 끼워파는 등 농약과다사용을 부
추기고 있다니 놀랍기까지 하다. 실제로 지난달 안성지역에서만 무자격 농
약상 3명이 적발됐고 농촌진흥청이 파주, 연천 등 5개 시군지역에서 조사
를 벌인 결과 모두 6건의 농약 부정유통 거래사실이 적발되기까지 했다.
　지금이 어느때인가.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때다. 그
런데도 불필요한 농약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농약사용 증가의 원인이 무자
격 농약상과 농약상 자격요건이 허술하기 때문이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
제가 아니다. 농약의 지난친 과다사용은 환경을 오염시키기도 하지만 농민
들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또한 농약이 과다 사용돼 생산된 농산물이 고스란
히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농약판매업의 자격요
건을 지금보다 더 강화시켜 불필요한 농약사용을 자제시킬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