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탓에 예년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
까운 유원지나 계곡, 해수욕장으로 몰리고 있다. 장기간의 불경기여파로 가
까운 경기·인천지역의 유원지도 한꺼번에 몰려드는 차량행렬과 인파로 북새
통이다. 물이 있거나 숲이 있는곳이면 어김없이 원색의 물결이 넘쳐나고 있
다. 그러나 곳곳마다 문란해진 행락질서로 모처럼의 휴가는 오히려 스트레
스를 받거나 짜증길로 전락,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기 일쑤라고 한다. 선진
시민의식이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하루평균 6만~10만여명의 피서객이 찾고 있는 을왕리를 비롯한 서해안
해수욕장은 횟집 주변의 버려진 음식물찌꺼기가 악취를 풍기고 파리까지 들
끓어 첫 인상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보도다. 모래 백사장은 깨진 유리조각
과 맥주캔, 소주병, 부탄가스통이 나뒹굴고 버려진 음식물이 흩어져 있다.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모처럼 가족과 함께 나섰던 휴가객들의 마
음은 되레 짜증스럽기만 할게다. 여기에 민박집이나 방갈로 업소들의 바가
지상혼이 춤을 춘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는 뻔하다.
이 현상은 정도의 차이가 다소있을뿐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천혜
의 경관을 자랑하는 한탄강변과 양평·가평 및 남양주일대 계곡도 이미 행락
객들이 버린 음식물찌꺼기와 오물, 비닐봉투등이 쓰레기더미와 함께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숙박요금 바가지는 기본이고 자릿세까지 걷어가는
상인들에 대한 인상이 좋을리가 없지 않은가. 깨끗하게 잘 가꾸어진 자연
을 벗삼아 잠시 휴식을 취하려던 외지인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
면 이렇게까지는 관리하지 않을 것이다. 전국 곳곳의 유명유원지들이 '다
시 찾아주셔서 감사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이
다.
특히 경인지역의 행락지 야간치안부재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치안에
경찰력을 집중투입해야하는 입장을 이해 못할바는 아니지만 계절적 수요에
따른 임시파출소 운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어렵겠지만 유원지치안은 즉
시 확립해줄것을 촉구한다. 발길닿는 곳마다 쓰레기더미요,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리고, 밤마다 폭력이 난무한다면 누구든 그곳을 찾은 자체를 후회
할 것이다. 다시는 그곳을 찾지않게 되고 일대는 궁극적으로 슬럼화될 수
밖에 없다. 관할 행정기관과 상인연합회 등도 공동으로 종합적인 방안을 모
색하고, 행락객들도 실종된 선진시민의식을 되찾아야 할 때다.
실종된 행락질서
입력 200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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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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