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가 시끄럽다. 사립형고교 설립을 두고 이를 추진하려는 교육인적자
원부와 일선교육청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때문이다. 또 전교조와 참교육
전국학부모회 는 명백한 반대 입장을 보이는 반면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찬성입장을 보이는 등 대립양상으로까지 치닷고 있
다. 큰 사안을 놓고 갈등이란 늘 있게 마련이지만 이번 교육계의 갈등은 학
부모들로서 가장 민감한 교육문제라는 점에서 자칫 '의료대란'같은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자립형사립고란 말그대로 누구의 간섭없이 선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학교 자율로 하겠다는 제도다. 현재의 교육여건하에서는 국가경쟁에 대응하
는 학생을 육성하지 못한다는 취지아래 등록금도 자율에 맡기고 국민공통
교육과정을 제외하곤 교육과정의 자율화로 창의적인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공교육이 사실상 붕괴된 마당에 더이상 이를 방치했다가
는 국가의 존망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다급함 아래 이같은 제도가 실시
될수 밖에 없는 당위성에 공감이 간다. 공교육의 붕괴를 못 견디고 인재들
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
렇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일선교육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립형사립고'
설립을 강행하는 이면에는 이같은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행전부터 마치 국론이 분열되는 듯한 모습은 당황스럽다. 자립
형 사립고가 일선 교육청과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귀족형사립고'로의
가능성, 입시위주 학교로의 전락, 교육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심하 시킬수 있
는 위험성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천문학적인 사교육비가 투입되고서도 교
육현장이 붕괴되는 개탄스러운 현실을 이렇게 방치해 둘수만은 없는 것이
다. 다만 자립형사립고가 당초의 의도대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대
학입시위주의 학교로 전락해 자칫 교육 평준화를 해체시키는 빌미가 된다
면 이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자립형사립고 설립을 두고 일어나는 작금의 갈등양상은 바람직스럽지 못
하다. 서로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문제가 있다면 상호보완해 부작용
이 최소화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것이다. 무조건 반대하거나 반대를 무릎
쓰고 일방적으로 몰아부치기보다 서로간의 의견을 존쟁하면서 무너진 교육
을 재건한다는 대명제아래 슬기로운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 이런식으로
갑론을박을 계속하다가 흐지부지 끝난다면 우리 교육 나아가 국가의 미래
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될지도 모른다.
사립형고교로 시끄러운 교육계
입력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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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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