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광복절이다. 일제로부터 빼앗긴 나라를 찾은지 56주년이 되는 날
이다. 그러나 반세기가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는 일본을 극복 못하고
있다. 어느해보다 착잡한 심정으로 우리는 8·15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일본
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는 이제 올바르게 고쳐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
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야스쿠니 신사(神社)를 참배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아시아 각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참
배를 강행한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여러 전쟁에서 숨진 일본의 전몰자
위패를 안치하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이곳은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전쟁
과 일본 극우세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일본총리가 이곳을 참배하는 것은 일
제침략을 정당화하고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길수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침략으 직접적인 패해국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일본총
리의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나 부당한 압력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모든 외교채널을 통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일본측에 전달했
다. 그러나 헛수고였다. 고이즈미 총리의 “아시아 경시(輕視)”와 “한국
무시”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우리정부는 외교부 대변인의 공식성명을
통해 항의와 깊은 유감을 표명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그칠수는 없다. 일본 지도층과 국민들의 과거의 잘
못을 분명히 인식하고 같은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의 노력을 계
속 기울여 나가야 한다.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식민지사관 극복문제가 남아
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소동만해도 올해 처음 터녀나온 것이 아니
다. 그런데도 그동안 되풀이해서 일어난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 우리정부
나 학계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한일 양국간에 무슨 문제가 터질때마다 일제 담배가 불태워지고 일제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시장과 백화점마다 일제가 넘쳐나고 가정마다 일제
선호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 것인가. 일
본을 탓하기 전에 우리의 의식을 바로잡는 일이 더 앞서야할 것이 아닌가.
 우리는 또한 일본이 우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우리의 주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렇게 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든 분야에서 나라힘
을 키우고 우리의 자세를 꼿꼿이 세워야할 것이다. 독립과 해방을 쟁취한
뜻깊은 광복절을 맞아 진정한 극일(克日)이 무엇인가 우리 모두 되새겨 보
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