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왜 이럴까. 2002년 월드컵을 치뤄야 할 수원시가 전반적인 모랄
헤저드 현상에 빠져 들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그저 그런 3
류도시로 전락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웬지모르게 맥빠진 공무원
에, 느슨한 시정의 연속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듯 싶다. 10개월 남짓 앞으
로 다가온 월드컵준비만도 할 일이 태산인데 천하태평이다. 분명히 말하지
만 경기장건설과 시 전역에 걸친 손님맞이 채비는 지극히 기초적인 사안이
다.
 지구촌의 지대한 관심이 집중될 월드컵대회를 유치해놓고도 현재와 같은
준비소홀로 '실패한 대회'로 평가받는다면 시민들의 분노를 감당키 어려우
리만큼 격해질게다. 여타도시에 비해 유난히 자긍심이 강한 수원시민들의
심리적특성을 최소한이라도 감안한다면 현재와 같은 느슨한 시정은 용서받
지 못할게 뻔하다. 물론 선장인 시장이 수감된데다 오랫동안 사정기관들로
부터 내·수사를 받아 공무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지쳤을 법도 하
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복지부동만 하고 있을 것인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의 주변 녹지공간과 주차장이 하룻밤새 무
허가 야시장으로 둔갑, 밤마다 술판이 벌어지고 사행성 오락이 판을 쳐도
나몰라라다. 취객들이야 재미삼아 야시장을 찾겠지만 영문을 모르는 외국관
광객들은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가뜩이나 더운날씨에 밤늦
게까지 울려대는 앰프소리와 취객들의 고성에 얼마나 짜증스러울지 쉽게 짐
작이 된다. 또 현지주민외에는 철저히 통제를 했던 광교산 차량통행도 이제
는 마음대로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계곡마다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고,
고기를 굽는 술판도 모자라 화투판까지 벌이고 있다. 하루에도 수만명이 몰
려드는 광교산행길이 오히려 고역이 된지 오래다.
 이외에도 수원역앞을 비롯한 시내의 교통문제와 신영통등지의 체증도 시
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고도 월드컵을 치르겠다고, 무슨 면목으
로 시정에 협조해달라는지 모르겠다. 여기에 지극히 일부 동사무소를 제외
하고는 '친절' 과 멀어졌다. 본란을 통해 여러차례 지적을 해봐도 소용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렇지만 이대로의 수원시정은 안되기에 또 다시 당
부해 본다. 시민의 혈세를 멋대로 마음대로 집행해도 괜찮은 것인지, 꼼꼼
히 따져 볼 일이다. 시민을 대표한다는 의회의원들도 제몫 챙기기에만 혈안
이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