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독자와 함께, 수도권 독자를 향해 쉼없이 달려온 41년이었다.
1960년 4·19의 희망과 좌절 이래 숱한 정치적 격변과 경제적 부침, 그리
고 지방의 설움 속에서도 오직 경기·인천 독자만을 바라보며 끈기와 저력
으로 버텨야 했던 지난 41년이었다. 수도권조차 중앙에 철저히 종속될 수밖
에 없었던 시절에도 홀로 앞장서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자치시대의 선
봉 역할을 다하기 위해 가진 것 모두를 쏟아부은 41년 세월이었다.
41주년 창간기념일을 맞는 오늘 아침 경인일보는 척박한 경기·인천 언론
환경 속에서도 이런 역사를 이룰 수 있도록 사랑과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독자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뜻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인일보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가 있다면 그 공은 모두 독자들께 돌려 마땅하다. 반면, 지난
시절 권력의 폭압과 열악한 조건 아래서 수도권 언론으로서 제 구실을 못
한 부분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경인일보 구성원들의 잘못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허물까지 너그러이 감싸주고, 우리들의 노고를 격려해준 독자들의
관대함에 다시한번 고마움을 표한다.
(쌍방향 정론을 재다짐하며)
지난 5월22일 경인일보는 제2창간을 선언하며, 독자들에게 두가지 약속
을 드린 바 있다. 명실상부한 수도권신문의 중심이 되겠다는 각오가 그 첫
째요, 참된 독자중심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다짐이 둘째였다. 100일 가량 지
나 창간일을 맞은 지금 우리는 그 약속을 한층 더 분발해 실천할 것임을 천
명해 둔다.
경인일보는 이제 41년 경륜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경인지역신문이라는 한
계를 반드시 뛰어넘을 것이다. 한반도의 심장부 경기·인천의 오늘과 내일
을 이제는 동아시아의 비전 속에서, 나아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짚어내
고 전달하는 매체를 지향하고자 한다. 아울러 21세기 미디어로서 독자와의
쌍방향성을 확보하고 넓혀나가는데 주력함으로써, 흔들리지 않는 독자주권
을 실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처한 역사의 맥락과 사회적 좌표를 항
상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주시하면서 하루하루 자신의 소임에 충실할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 드린다.
(화해와 평화의 메신저 되어)
지금 우리 사회에 던져진 시련과 도전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어 보인
다. 우선 정치적으로 내년에 예정된 지방선거와 대선이 그러하고, 회복기미
가 보이지 않는 경제도 걱정이다. 지역갈등에 더해 이른바 '남남갈등'까지
골이 깊어지면서 맞대결 일로로 치닫고 있는 듯한 모습도 위태롭다. 갈수
록 꼬이기만 할 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교육문제와 해이해질대로
해이해진 사회기강도 다잡기가 쉽잖아 보인다. 이 와중에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는 과제까지 얹혀 있다. 이 모든 문제가
우리에게 전에 없던 슬기와 피땀어린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내년 지방선거가 자치의 진정한 활착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민선 3기로 접어드는 이번 선거조차 중앙정치의 대리전을 벗
어나지 못한다면 명실상부한 자치는 요원해 진다. 이젠 반쪽자치를 벗어날
때도 됐다. 우리는 지방선거에서 경기·인천시민들이 가장 자치적인 판단
과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자치의
영역을 잠식하고, 무력화시키려 드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경기·인천
시민과 함께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건국이래
최대격전이 예상되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갖느니만큼 불법·부정·타락선
거의 여지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민주정치의 혹심한 시련기'가 될 가능성
이 높은 내년에 대비해 지금부터 치열하게 준비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아울러 이제는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는 갖가지 갈등요인의 치유책
을 적극 찾아나서야 할 시점이다. 대립과 충돌이 사회발전의 역동적 에너지
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모르지 않으나, 작금의 현실은 그 단계를 넘어 위
험한 편가르기가 횡행하고 있는 듯하다. 치졸한 감정싸움 수준의 대결의식
은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민족역량을 크게 후퇴시킬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
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극단론은 어느 쪽이 됐든 단호
히 배격하고, 건전하고 합리적인 이성을 회복해 나가는데 단연 앞장설 것이
다.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수도권의 경제력을 되살려내는 일도 시급하다. 미
국 유럽 일본 등 세계경제 전반의 하강에 따라 경기회복의 조짐은 올 하반
기에도 지극히 불투명하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한강의 기적을 일
궈낸 그 악착같은 근성을,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극복해낸 그 저력을 이
제 또한번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이 중심축이 될 수밖에 없다. 지
수도권의 새로운 비전을 담는 신문
입력 200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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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0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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