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유의 미 테러 대참사 후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물론 세계 경
제가 모두 충격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그 강도가
더 심하다. 참사가 일어난 다음날 세계증시는 폭락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도가 너무 심해 증시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아마도 이
날 세계 증시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단 하룻만에 주식 싯가 총액
이 30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 나갈것을 우려한
투매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동남아국가 역시 증시가 폭락했지만 우리나
라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증시의 허약한 체질의 한 단면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미국 참사이후 대미 수출길이 최대 15억달러 손실이 예상되고 유가
의 급등으로 인해 경상수지가 줄어들것으로 예상됐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
측일 뿐이다. 참사 이튿날 유럽증시가 진정을 되찾아 반등에 성공했고 유
가 역시 OPEC의 개입으로 폭등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우리
는 단 하루를 참지못해 투매에 가담하는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만큼 주변상
황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어쩌면 고질적인 우리민족의 냄비근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경제에 목을매고 있는 우리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때 이
번 미국 참사가 심각한 불황속에 물가마저 요동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유발
시킬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일시에 주식자금을 빼 나갈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직면할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들린다. 이런
예상은 물론 설득력도 있고 그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불안감은
오히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이다. 불안심리가 부화뇌동을 야기하
게 되고 그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남게되는 것을 우리는 수
없이 경험한바 있지 않은가.
 지금은 모두가 냉정을 되찾고 슬기롭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슬기
로운 극복을 위해서는 물론,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성을 주어야 한다는 것
이 전제조건으로 따르지만 지금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는 모두 한마음이 되
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나치게 비관적인 자세는 옳지 못하다. 경기
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지만 경기라는 것은 늘 사이클을 그리며 움직이
게 마련이다. 경기는 절망의 끝이 보이지 않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회복하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번 미국 참사로 인해 우리가 지나치게 흔
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사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