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부권에 전철시대가 열리게 됐다. 정부가 성남~광주 곤지암~신둔~
이천간 35㎞ 구간에 복선전철을 놓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기획예산처가
내년 예산에 기본계획수립비 13억원을 반영키로 함으로써 시동이 걸린 이천
선전철 사업은 오는 2009년까지 2조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들여 건설될 계획
이다. 지난 97년 처음 제기된 이래 동부권 주민들의 숙원으로 떠올랐던 이
사업은 지역출신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이 끈질긴 요구 끝에 관철됐다.
앞으로 이천선전철이 예정대로 건설된다면 수도권 동부축의 교통난 해소 뿐
만 아니라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실어나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현재 성남~이천간 교통의 중심축은 경충산업도로라 불리는 3번 국도다.
이 도로의 심각한 상습체증과 높은 사고율은 악명이 높다. 이천선전철은 3
번국도를 거치지 않고도 서울까지 오고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전
망이다. 이천선전철은 현재의 운송시간을 1~2시간 이상 줄여줄 것으로 기대
를 모은다. 또한 도로중심으로만 짜인 수도권 교통체계에서 철도수송분담률
을 높이는 계기로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천선이 다른 지역의 경전철 구상 등에 비해 비교적 빨리 결정된 것은
동부권의 개발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와 제약으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과 낙후의식에 시달려온 동
부권 주민들은 이천선이 발전의 가속도도 함께 가져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천선은 물류 및 정보의 유통속도에 큰 영향을 미쳐 문화·관광사업을 비
롯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동
부권을 전원성과 도시성을 고루 갖춘 주거지역으로 부상시키는데도 한 몫
을 단단히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대효과는 미래의 것이다. 현재로서는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불투명성과 우려되는 대목도 없지 않다. 우선 2조원이나 되는 사업비
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경기부침에 따라 사업비 조달
의 길이 막히기라도 한다면 거창한 계획은 한때의 장밋빛 환상으로 그칠 수
도 있다. 지자체에 막대한 부담만 안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한 주
도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철건설과 함께 불어닥칠 확률이 높은 동부권
일대의 난개발에 대해서도 철저한 방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일단 이천까
지로 결정된 전철노선을 당초 계획대로 여주까지 연장하는 문제도 잊어서
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