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이 든 중국산 수산물이 계속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니 개탄스럽다. 지난 15일 부산항으로 들어온 냉동조기에서 납 그물추 7개가 발견돼 수입량 25t이 모두 반송조치된 것을 비롯 지난 7월1일 한·중 수출입수산물 위생관리약정이 발효된 이후에도 무려 6차례나 납소동이 빚어졌다고 한다. 어종도 조기 뿐만 아니라 민어 옥돔 병어 등 다양하다. 수입물량 모두를 철저히 검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적발되지 않은 채 통관되어 시중에 버젓이 유통된 납수산물이 얼마나 더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의 식탁에서 납걱정을 해야 하는가.
뿐만 아니라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수산물은 항생제 덩어리로 알려져 있다. 싱싱하게 보이도록 눈속임을 하기 위해 항생제를 마구잡이로 투여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붕어와 미꾸라지 같은 민물고기들에서도 과다한 항생제 성분이 검출된다고 한다. 게다가 일부 우리나라 악덕상인들이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속여 팔기 일쑤이니, 우리 소비자는 납 아니면 항생제로 찌든 수산물 앞에 무방비인 셈이다. 이달 들어서도 중국산 꽃게로 담근 양념게장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해온 업자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 꽃게에서도 납 등 중금속 덩어리와 대장균이 검출됐다.
더욱이 이러한 일들이 중국과의 위생관리약정 발효 이후에도 벌어지고 있다는데 화가 난다. 우리는 이 약정에 따라 중국측이 사전검사를 강화하는 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측은 검역장비 및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핑계로 유해수산물을 적발하는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측에서 검역관을 파견해서 이런 수산물의 수출을 원천적으로 막는 길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듯하다. 아울러 우리측의 장비와 인력도 대폭 보강하고, 밀반입되는 수산물의 유통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농약과 표백제로 찌든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도 검사를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은 이미 서민들의 식탁을 거의 점령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지금으로서는 되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소리높여 외쳐본들 홍수처럼 밀려드는 중국산을 막을 수 없다. 어쩌면 이번 추석 차례상에조차 알게 모르게 중국산을 올릴 수밖에 없는 서민들에게 최소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탁은 보장해 줘야 한다.
중국산 납수산물 대체 언제까지...
입력 2001-09-24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1-09-24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