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에서 이제 막 세상에 나온 3명의 신생아가 사망한 놀랄만한 일이 발생했다. 경찰이 부검을 실시했지만 뚜렷한 사인을 찾을 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보건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고 한다. 신생아가 보인 증상을 종합해 볼때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라는 것만 의심될 뿐 뚜렷한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사망원인은 정밀조사 결과 드러나겠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고 싶은것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산후조리원에 대한 관리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산후조리원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시설,자격기준 등을 규정하는 법령이 전무해 최소한의 소방점검도 받지 않은채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경기도나 일선 시 군은 도내 전역에 영업중인 산후조리원에 대한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산후조리원이 기타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도 충격이다. 그런 이유로 자격요건 제한이 없고 행정관청의 허가나 신고없이 관할세무서에 사업자등록 신청만 하면 개업이 가능한 자유업이라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산후조리원이 뭐하는 곳인가. 면역성이 약한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을 책임지는 곳이 아닌가. 일반식당조차 개업시 행정관청에 종업원의 건강진단이나 위생상태를 점검하는데 산후조리원은 종사자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받고 있지 않다고 하니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산모와 신생아에게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 분유를 먹여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행정조치를 위한 법적근거도 없을 뿐더러, 소방법마저 없어 소방시설 설치를 권고하는 정도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만일 화재 등 대형사고가 발생한다면 사후 책임은 누가 질것인가. 그동안 발생했던 대형사고들이 이같은 사각지대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우리는 왜 자꾸 망각하는가.
신세대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 도시화,핵가족화 등 세태의 변화로 인해 산후조리원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높아가고 있다. 결혼후에도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 늘어가고 있는 것도 산후조리원 증가의 한 원인이다. 그런데 시설에 대한 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산후조리원 역시 의료기관에 준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우선 전국적으로 산재되어 있는 산후조리원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위생및 안전에 대해 법제화를 서둘러 자칫 발생할지도 모를 대형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산후조리원 믿을수 있나
입력 2001-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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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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