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마약 확산이 장난이 아니다. 이제 그 도를 넘어섰다. 특히 최근 인기탤런트 황수정의 필로폰 복용이 큰 충격을 준데 이어 인기가수 싸이가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되면서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때 재벌 2세나 연예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마약류가 평범한 학생, 가정주부들까지 중독되는 등 사회 곳곳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지난 96년 6천189명이었던 마약류사범이 지난해에는 무려 1만204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회사원, 주부, 학생 등 일반인들의 마약사용 실태다. 96년 843명이었던 이들 마약류 사범이 지난해에는 72%가 늘어난 1천454명에 달했다. 이처럼 마약사범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급증하는 것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어디서나 쉽게 구할수 있기 때문이다. 2년전 1회 투약분(0.03g)이 2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7만~8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고급 유흥업소나 미용실, 헬스클럽 등지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부와 사법기관에서 마약류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이 있었지만 마약류가 태국이나 중국 등에서 대량반입,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올들어 10월까지 밀반입하다 적발된 필로폰은 253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76㎏으로 지난해 적발된 46㎏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00㎏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필로폰 뿐만이 아니다.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 태국산 필로폰 정제 야바, LSD, 헤시시, 대마초 등 마약류의 확산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연예인들의 잇단 마약복용으로 인한 파문은 일반인들의 마약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데 문제가 더 심각하다. 늘 TV에서 본 친근한 연예인의 마약 복용을 보고 '나도 해볼까'라는 충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허술한 반입검색도 마약류 확산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밀수 수법이 날이 갈수록 교묘하고 지능화되는 반면 검색은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급증하는 마약류 사범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마약 공급의 완전차단은 힘들겠지만 외국처럼 전담부서를 만들어 '마약과의 전쟁'을 강화하고 마약이 일반인 옆에 근접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