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에 긴장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움직임이 이런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특히 북한군이 27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초소에 총격을 가해 남북간 총격전이 벌어진 사건이나 최근 북한의 대남비방이 강화되고 북한 경비정이 서해 백령도 해상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경우 등을 볼때 남북관계가 냉각될 가능성이 더욱 많아졌다.
또한 부시 미국대통령이 북한은 대량 살상무기 생산 여부에 대한 사찰에 응하고 무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발언을 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통해 테러보복전쟁을 치르면서 북한의 생화학무기 개발과 보유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명백히 밝힌 것은 북·미간 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의 재래식 무기 협상제안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북한으로서는 더욱 반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들과 미국의 대북 강경자세는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추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그러지않아도 6차 남북장관급 회담 결렬 이후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남북관계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우리 정부가 바라거나 의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북측의 도발과 비방행위에 따른 것이며 미국의 대북 강경자세로 인한 변화라 할수 있다. 이에따라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북한군의 DMZ내 총격사건만해도 북측의 도발의도가 있었는지 또는 오발이었는지는 군당국의 조사로 밝혀지겠지만 동기야 어떻든 이로인해 북측은 우리군의 반응을 떠볼수 있게된 셈이다. 특히 북한의 군사동향이 최근들어 심상치 않은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남북화해 분위기에 대한 북측 군내부 강경세력의 반발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어 유사한 사건재발도 예상된다고 한다. 우리 군당국의 대비가 있어야할 것이다.
북·미관계의 경색 역시 우리에게는 좋을 게 없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북·미관계의 개선과 무관하지않다는 점을 감안할때 북·미 양측이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않다는 것은 남북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부시대통령의 경고발언에 정면으로 반발할 경우 북·미대화는 더욱 멀어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냉정한 자세로 사태의 변화를 주목하면서 예상되는 변화와 돌발사태에 대비해 최선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