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내로라하는 선진기업들의 경영방침이나 전략들을 분석해 본 끝에 예닐곱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한 경제연구기관의 보고서 내용이 흥미롭다. 본란에서도 여러차례에 걸쳐 언급한 것처럼, 올해야말로 한국경제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판가름나는 분수령의 시기가 될 것으로 지금 점쳐지고 있다. 마땅히 정부와 기업·가계(家計) 등 경제의 세 주체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여 나아가야 할 것이지만, 그 가운데 특히 기업들의 어깨에 걸린 사명이 더 무겁다고 할 것이다. 기업들이 더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들을 개발, 더 많이 국내외 시장에 내다 팔아야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결정적으로 제고될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분명한 이론의 도출이 되겠지만, 기업들이 그렇듯 '희망의 길'로 다가서려면 여러 경영의 방식들을 더 효율화하는 등 세계일류 업체들의 선진기법을 따라 배워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 할 만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벤치마킹'의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발표된 선진기업 경영의 공통사례 내용이 우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만할 것이다.
보고서 내용을 또 한차례 압축해 소개해 보면 무엇보다 CEO, 곧 최고경영자들에 더 많은 힘을 실어 줄 것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CEO들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소수 정예인력을 중심으로 한, 인적(人的) 경쟁력 강화도 많은 선진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도라고 보고서는 한국기업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솔직히 말해 국내기업들은 이들 두 문제에서 매우 후진적인 양태를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가령 재벌총수들이 황제적 권한을 행사하는 가운데 CEO들의 권한은 매우 제약되어 왔고, 또 인력배치도 너무 방만한 모습을 드러내 왔다.
선진기업들은 또 지속적인 경쟁 우위 확보전략의 일환으로, 거의 필사적인 R&D투자 노선을 견지해 온 걸로 나타났다. 매출액대비 기술개발 투자 비율이 아직도 미미한 수준에 놓여 있는 걸 우리 기업들이 다 함께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 내용 가운데 이채로운 것이 또 있다. 이른바 e-비즈니스를 사업영역이 아닌 전략수립과 실행의 도구로 세계선진기업 CEO들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체제의 상설화와 전사적(全社的) 위험관리 방식 등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