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제3의 혁명으로 불려진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그 유효성과 함
께 부정적인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특히 인터넷상에서의 범죄행위는
새로운 법적 과제가 되고 있다. 해킹, 음란물, 바이러스, 스팸메일에 이르
기까지 기존의 법 영역과는 다른 문제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상습적으로 블랙잭·포커·슬롯머신 등을 벌
인 혐의로 대학교수와 사립학교 이사장 그리고 대기업 임원 등이 입건된 사
실도 그 예다. 이들은 외국에 개설된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도박을
벌인 뒤 신용카드로 도박자금을 결제해왔다. 전체 2,758명 가운데 3개월 이
상에 걸쳐 1500만원 이상을 결제한 혐의로 22명이 형사 입건되었다. 이들
이 잃은 액수는 1인당 평균 5,000여 만원이었으며, 최고 1억7000만원을 인
터넷 도박으로 탕진한 사람도 있었다.
　인터넷 도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도박과는 다른 형태의 도박이
다. 그동안 인터넷에서의 도박사이트는 웹사이트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이용하거나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한 유인책으로 개설돼왔다. 문제는
인터넷 사이트에 개장된 사이버 도박장은 일반 도박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
게 중독증세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입건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인터넷 배너
광고를 보고 도박사이트에 접속하게 됐으며, 잃은 돈을 만회하려다 상습 도
박에 빠지게 됐다고 말하는 점은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상 사
이버 도박은 외화의 해외유출과 사기행위 등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
에서도 문제다.
　그러나 인터넷상의 도박은 그 심각성에 비해 처벌 수단이 유효하지 않다
는 점이다. 우선 국가 간 처벌 규정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에서
는 도박이 합법화되어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도박이나 유해 사이트들이
대부분은 이들 국가를 매개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면서 이뤄지는 인터넷상 범죄는 처벌과 관련하여 재판관할의 문제를 야기하
고 있다. 또한 컴퓨터의 비약적 발달에 따른 사이버 범죄의 변화는 입법적
규제의 한계와 함께 처벌수단의 무력화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인터넷상의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방지와 처벌은 사이버 범죄의 특
성을 고려한 특별법의 제정과 함께 형법의 원리를 재구성할 수밖에 없는 실
정이다. 따라서 이번 인터넷 도박사건은 사이버 범죄에 대한 새로운 대처방
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